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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외과 사직 전공의가 국제학술지 통해 밝힌 '한국 의사 포기'한 이유

    일방적 정부 정책으로 한국 젊은의사들의 희망 붕괴…다시는 환자와 진심 어린 관계 맺지 못할 것

    기사입력시간 2024-11-04 14:11
    최종업데이트 2024-11-04 14:11

    문정기 가톨릭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사직 전공의는 최근 랜싯 자매지인 'The Lancet Regional Health' 11월 호를 통해 내가 한국 의료 시스템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Why I decide to leave South Korea healthcare system)이라는 기고문을 공개했다. 사진=The Lancet Regional Health, Western Pacific.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국의 사직 전공의가 사직 과정에서 겪은 개인적 심경을 토로한 글이 국제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려 국제적 관심을 얻고 있다. 해당 사직 전공의는 현재 한국을 떠나 해외 의사 면허를 준비 중이다.  

    문정기 가톨릭 의정부성모병원 신경외과 사직 전공의는 최근 랜싯 자매지인 'The Lancet Regional Health' 11월 호를 통해 '내가 한국 의료 시스템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Why I decide to leave South Korea healthcare system)'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공개했다.

    문정기 사직 전공의는 기고문에서 "나는 정부의 근거 없고 일방적인 의료보험 개혁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했다.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내 의사 면허를 수련병원에 묶어뒀고 다른 병원에 취직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힘들게 취득한 의사 면허까지 정지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소개했다. 

    문 사직 전공의는 "5개월 간의 공백 끝에 2024년 7월 사직서가 공식적으로 처리됐고 지금은 수련기관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아직도 전공의들을 범죄자나 반역자로 묘사하며 금전적 이득을 위해 환자를 버렸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사직이 이런 대우를 받을 만한 것인지 의문이다. 절망감 때문에 최저 시급보다 낮은 주당 80시간 근무를 거부한다고 해서 내가 이기적이고 비난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환자들이 나를 돈 때문에 떠난 사람으로 기억할까 봐 우려스럽다. 레지던트 기간 동안 내가 보살폈던 환자들이 나를 기회주의자로 볼까봐, 다시는 환자와 진심 어린 관계를 맺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크다. 마음이 아프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번 의정갈등이 지난다고 해도 젊은의사들은 한국 의료에 희망이 없다고 봤다. 의료현장의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정부 태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 사직 전공의는 "한국의 보편적 의료 시스템은 지속 가능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5년 이내 적자로 돌아서게 된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정부는 전공의들의 과도한 노동에 의존해 왔다"며 "전공의들은 이번 정부의 의료개혁이 이 같은 기존 전략에 훨씬 더 많이 의존하도록 하는 것을 느끼고 사직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정책 결정에서 의사들의 목소리가 수용될 것이라는 희망은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로 나의 세상이 뒤집혔다. 더 이상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기 힘들다. 이번 정부 정책으로 인해 많은 한국 의사들이 해외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고민 끝에 저 역시 한국 의료 시스템 내에서 의사로서 역할을 하길 포기하고 더 안전하고 존중받으며 예측 가능한 임상 환경을 찾아 해외 이주를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