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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용인에 GC녹십자 사내의원 'Dr.GC' 본격 운영...수액·검진·비대면진료에 약국까지

    복리후생용 의무실 아닌, 여타 의료기관 못지 않은 수준...인근 의료기관 반발 우려로 외부 공개 꺼려

    기사입력시간 2022-12-02 11:19
    최종업데이트 2022-12-02 11:24

    사진 = 녹십자 사내의원 'Dr. GC'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GC녹십자 사내의원 'Dr. GC'이 운영을 본격화한 가운데, 단순히 직원 복지를 위한 의무시설이 아닌 여타 의료기관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GC녹십자 본사에 설립된 GC녹십자 사내의원 'Dr.GC'가 올해 초부터 준비 작업을 거쳐 9월쯤 운영을 시작했다. 사내의원은 건물 독채에 별도로 마련됐으며,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해 진료 외에 수액실, 비대면진료 서비스, 셀프 디지털체험존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본사 단지 내에 약국까지 입점해 있어 사실상 건강검진, 진단, 진료, 처방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녹십자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사내 부속의원 운영을 위해 '부속의원 사업'을 추가하고, 하반기부터 사내의원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의원에는 Gc녹십자그룹이 투자한 진료 예약·접수 플랫폼 똑닥을 통해 근무하는 직원이 예약 가능하며, 녹십자를 비롯해 지씨셀(녹십자랩셀+녹십자셀), 녹십자MS, 녹십자지놈, 지씨씨엘, 그린벳 등 계열사도 녹십자 용인 본사 단지 내에 입주해있어 모두 사내의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의 근무 인원은 기간제 근로자 등을 포함하면 최소 3000여명에 이른다. 

    직원이라면 누구나 진료를 받을 수 있고, 본인부담금 부과와 비급여는 원가로 산정한다. EMR(전자의무기록)은 녹십자의 유비케어 의사랑을 활용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본사 주변에 병의원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사내의원을 설립하려는 것"이라며 "기본적인 진료만 볼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녹십자 사내의원 'Dr. GC' 내부 모습
    사진 = 녹십자 사내의원 'Dr. GC' 내 '셀프 디지털 체험존'

    특히 사내의원은 '셀프 디지털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동시에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 '하티브', 호흡 케톤 측정기 '케토스캔 미니', 인공지능(AI) 홍채 건강측정기 '아이오클락', 경도인지장애 훈련 진단 및 치료 '이모코그' 등 녹십자가 투자한 회사들에 환자 데이터를 쌓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똑닥을 활용해 직원들의 '비대면진료'도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별도로 수액을 맞을 수 있는 공간·베드를 여러 대 설치해 많은 직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회사 측 설명과 달리 일선 의료기관 못지 않게 마련돼 있으며, 디지털 의료기기를 통한 데이터 수집 비대면 진료 등의 경우 의료기관보다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녹십자의 사내의원 개설 당시부터 일각에서는 네이버 사내의원과 같이 직원들의 건강관리 외에도 사업 확장을 통해 건강검진센터, 원격의료사업 추진 등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녹십자 측은 이 같은 주장을 극구 부인해왔으나, 'Dr. GC'의 운영 상황으로 볼 때 자회사 프로그램, 서비스 등과 연계해 데이터 사업, 원격의료(비대면진료)의 규모와 범위를 무한으로 확장해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녹십자 자회사인 GC케어(구 녹십자헬스케어)가 EMR 전문기업 유비케어와 만성질환관리 플랫폼 아이쿱을 인수한 데 이어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는 IT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개인형 맞춤형 헬스케어 프로그램과 건강검진서비스를 결합한 '건강포털'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 검진 시장을 타깃으로 임직원 건강검진 결과와 개인 맞춤 일상케어 서비스를 연동한 '토탈 건강 컨설팅 서비스', 당뇨병·고혈압 등 일상 건강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를 위한 '스마트케어 코디네이터'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창립기념식에서도 GC(녹십자홀딩스) 허일섭 회장은 "우리가 잘 해 왔던 기존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에 힘쓰는 한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부문 발전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 측은 사내의원에 대해 직원들에게는 적극적으로 공지하면서도 외부에는 공개를 꺼리거나 실제 규모를 축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무실 정도로 운영하는 기존 사내의원이 아닌, 회사 내부에 검진부터 비대면진료, 수액실 등을 운영하는 것은 직원 복리후생을 넘어서 인근 의료기관과 충돌이 불가피할 수 있어서다. 

    ​현재 녹십자 본사로부터 도보로 10분, 차로는 3분 정도 거리에 이비인후과, 내과 등이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의료기관과 약국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하는 제약회사인 만큼 다른 대기업과 달리 사내의원 설립 소식에 잡음이 많았다"라며 "다만 주변 병의원 이용고객 흡수를 넘어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확장 기반으로 운영 중인 'Dr. GC'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