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알려진 심근염·심낭염이 평상시에도 젊은 남성층을 중심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소아와 청소년의 심근염·심낭염 발생 이후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백신 접종 이후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삼성서울병원 김예진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17일 대한의학회지(JKMS)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도입 전 소아의 심근염·심낭염 발생 빈도 연구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2곳의 위탁 병원에 입원한 17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의무기록 분석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암 환자를 제외한 입원 환자 18만 1656명 중 심근염·심낭염 증세를 보였던 이들은 142명으로 남성이 61%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수년에 걸쳐 심근염·심낭염 발생 빈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입원환자 1000명 당 심근염·심낭염 발생 빈도는 0.7명으로 연령대로 살펴보면 12~17세 사이가 1.22명으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았다. 그 뒤로 1세 미만이 0.96명, 6~11세가 0.67명, 1~5세 사이가 0.45명 순이었다.
병원체는 미코플라즈마 폐렴균(Mycoplasma pneumoniae)이 8%로 가장 많이 검출됐고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도 7% 가량 확인됐다.
심근염·심낭염 확진 이후 임상 소견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한 142명의 환자 중 99명(70%)은 소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가 필요할 만큼 예후가 나빴으며 10명(7%)는 심장 이식이 필요했다.
또한 입원 당시 심장약을 복용하지 않은 61명(47%)은 퇴원 시 심장약이 필요했다. 특히 이 중 11명(7.7%)의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심근염·심낭염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인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접종한 후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16∼24세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며 미국과 이스라엘 등 해외 국가에서도 mRNA 백신을 접종한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심근염·심낭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최근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mRNA 백신 제품 정보에 심근염·심낭염을 부작용으로 기재하고 경고 문구를 적도록 권고했다. 접종 후 심근염·심낭염이 발생하면 수일 내에 가슴 통증, 두근거림 등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앞서 국내에선 화이자 백신 접종자 중 1명이 심근염, 다른 1명은 심낭염이 발생했고 이중 심근염이 발생한 20대 남성 군인은 사망했다. 1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백신을 맞은 고3 학생 44만명 중 6명이 심근염·심낭염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심근염과 심낭염은 영유아와 청소년 남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함을 관찰하며 점차 발생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며 "청소년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심근염과 심낭염 발생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