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연기 안건이 표결없이 마무리 됐다. 해당 안건을 상정했던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안건 철회를 원했기 때문이다.
7일 의협 대의원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3번 의협회장 선거 무기한 연기 안건 철회 표결 결과, 재석 대의원 139명 중 철회 찬성이 64표로 안건 철회는 부결됐다. 다만 대의원회는 해당 안건이 대의원회 의결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안건 의결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다.
대의원회 박상준 부의장은 이날 임총에서 안건 철회 이유에 대해 "운영위원회 회의를 하면서 안건이 상정됐으나 정관이나 선거관리위원회 규정 상 임총에서 의결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며 "예비 후보들과 간담회 과정에서도 예비 후보들도 정관에 따른 절차대로 진행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박 부의장은 "이 문제로 토론을 할 수 있지만 이 무제가 자칫 비대위원회 투쟁의 앞길을 가로막는 악재가 될 수 있어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박성민 의장도 "임총에서 오늘 의결하더라도 정관에 위배되면 무효다. 오늘 연기하더라도 5월 1일부턴 임기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 선관위원장도 기존 규정대로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의원들 의견은 나뉘었다.
김성배 대의원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선거를 실시할 수 없을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의장과 협의해 선거를 연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연기 주체는 엄연히 선관위"라며 "선거 연기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정관 위배다. 더 논의하지 않고 선관위 결정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장락 대의원은 "선관위 규정은 대의원총회에서 정한다. 대의원회는 그정도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의협 선거판으로 인해 비대위가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면 연기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운영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좌훈정 대의원은 "물리적으로 선거를 연기해도 또 다른 문제는 생긴다. 지금 전공의들은 단체로 사직서를 낸다고 하고 복지부는 이를 막겠다고 한다. 후배들이 절박한데 선거로 가면 유불리를 따지고 투쟁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같이 뭉쳐도 힘든 시국에 자칫 내부 분열을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운영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좌 대의원은 "결국 선관위에서 다시 판단하겠지만 선거 연기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다. 이들이 다 같이 손을 잡고 공동위원장으로 '같이 투쟁하겠다. 선거 운동을 최소화하고 같이 투쟁하고 후배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말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훈정 대의원 발언에 박성민 의장은 예비 후보들에게 앞으로 나와 한마디씩 발언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인숙 전 국회의원은 이날 지방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비대위원장에 누가 선출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의대정원 저지를 위한 투쟁을 돕겠다. 이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도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에 강력히 저항하겠다. 회원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위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이 의협을 더이상 못믿겠다고 했다. 왜 선배들을 못믿게 됐을까 고민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던져 우리 후배들이 외롭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용 인의협 부산경남 대표는 "의사정원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 투쟁을 하려면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파업부터 하면 여론을 이길 수 없다"며 "파업이 아니라 여론전부터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