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의료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며 의료계가 요구한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가 불가능하다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그러나 계엄 선포가 6시간만에 해제되고 대통령 탄핵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향후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우선 이번 의료대란 상황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알려진 장상윤 사회수석이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번 사태가 새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여파로 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고위 인사들이 일괄 사의표명했다.
대통령 탄핵 위험도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5일 본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특히 여당 내에서도 탄핵 찬성론이 돌면서 향후 의대증원 등 국정운영 동력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채동영 홍보이사는 "우선 사회적으로 국민들이 현 정권의 의사결정 과정의 몰상식함을 이해하는 계기됐다. 2025학년도 수능 성적발표가 이틀 남은 만큼 혼란은 피할 수 없겠지만 아마 탄핵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계엄사령부 포고문에 있듯 전공의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 협의에 나서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최창민 위원장은 "(의정갈등) 새국면이 예상되긴 하지만 국무총리 역시 대통령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 곧바로 정국이 변화할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탄핵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위기 놓인 정부여당에서 뭐라고 해야되는 타이밍이 됐다고 보인다. 그 일환 중 하나로 의정갈등 사태 해결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들 역시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의료포럼 주수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터 레임덕은 데드덕이 됐다"라며 "의료농단의 유일한 해법은 2025년 의대 신입생 모집 중단"이라고 밝혔다.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김택우 회장도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령 선포에 직접 관여한 책임자를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정치적 책임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하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