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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험군은 코로나19와 함께 독감·폐렴 백신도 접종해야…동시 감염 시 중증 위험 높다"

    건국대병원 유광하 원장,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되면 경증환자 늘 수 있어 동일한 증상의 다른 호흡기 질환 예방 중요

    기사입력시간 2021-11-01 12:13
    최종업데이트 2021-11-01 20:49

    사진: 건국대병원 유광하 병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폐렴은 국내 사망원인 통계에서 4년째 꾸준히 3위를 차지하며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고령일수록 발병률과 사망률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나이가 젊더라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에서도 위험이 높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및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이 동반되면 치명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전반적인 호흡기 질환에 대한 질병부담 완화가 국민을 중증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고 의료체계를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독감 백신 접종이 적극적으로 권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저 질환을 가진 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폐렴구균 폐렴과 독감의 발생 위험이 높으며, 코로나19 감염 시 위중한 상태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이에 개인의 건강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고위험군의 예방접종은 매우 중요하다.

    메디게이트는 건국대병원 유광하 병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를 비롯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살펴봤다.

    유 교수는 "코로나19나 폐렴, 독감 모두 호흡기 질환으로 열이 나고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및 근육통 전신 증상이 굉장히 비슷해 검사 없이 증상만 듣고 감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면서 "따라서 같은 증상이 있으면 어떤 병인지 감별 진단을 해야 되기 때문에 검사가 필요하다. 현재는 코로나19가 제일 문제가 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호흡기 질환에 걸리더라도 코로나19 검사를 해야만 병원에 들어올 수 있어 사실은 동일한 증상의 다른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일종의 코로나19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호흡기 질환에 대한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폐렴구균, 독감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환절기가 시작되면서 접종이 시작됐다"면서 "폐렴구균 백신은 13가로 평생 한 번 맞거나 23가로 5년 주기로 맞기 때문에 따로 계절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65세 이상에서는 NIP에 포함되어 있는 질환이고, 65세가 아니어도 만성질환자, 면역억제제 사용 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모두 대상이 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심해지는 이 시점이 예방접종의 적기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위험군에선 코로나19 및 독감과 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폐렴까지 막아야

    많은 사람이 이미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했음에도 왜 다른 호흡기 질환에 대한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궁금해한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폐렴과 독감은 코로나19와는 다른 질환이기도 하며, 바이러스 호흡기 질환은 대부분 2차 감염으로 폐렴을 일으킨다. 특히 코로나19는 2차 질환으로 폐렴 또는 다른 바이러스 질환, 심하면 진균 질환까지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독감 이후에도 가장 흔한 질환이 폐렴이다"면서 "폐렴균 중에서도 폐렴구균 폐렴이 가장 흔하며, 특히 전체 폐렴의 원인균 중에 폐렴구균으로 인한 폐렴이 가장 사망률이 높고 증상도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또는 독감같은 바이러스 질환 이후 폐렴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훨씬 증가하고, 또 2차 폐렴을 잘 동반한다. 따라서 독감 예방접종과 더불어 코로나19 및 독감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2차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 폐렴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는 삶의 질뿐만 아니라 중증도, 사망률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과 상관없이 독감 및 폐렴 백신에 해당되는 대상자들은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균 등과 동시 혹은 2차 감염률은 최대 45%를 기록했고,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의 흔한 합병증은 2차 감염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와 침습성 폐렴구균 폐렴에 동시에 걸리면 침습성 폐렴구균 폐렴만 걸렸을 때보다 치명률이 7.8배 증가한다. 국내 폐렴구균 폐렴 환자 대상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후 폐렴구균 폐렴이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렴구균은 코로나19, 독감에서 발견되는 가장 흔한 동시 감염 병원체이자 2차 세균성 폐렴의 원인균 중 하나로 밝혀져 있다. 코로나19와 호흡기 동시 감염 병원체 중 폐렴구균은 59.5%으로 가장 높았으며, 독감 동시 감염 병원체 중 폐렴구균은 35%로 가장 높았다.

    유 교수는 "기저질환이 있는 성인이나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고 병의 이환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전체 폐렴 감염이 감소하는 가운데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나이의 대상자들은 발생률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전체 연령층에서 폐렴 사망률은 45.1명이지만 65세 이상에서는 283.1명으로 약 6배 증가한다. 최근 고령화의 영향으로 폐렴은 노년층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60세이상 환자에서는 꾸준히 늘고 있다.

    노인성 폐렴은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발병이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띄거나 전신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발열 기전도 나타나지 않아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폐렴은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 치명적인 질환으로,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건국대병원 유광하 병원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독감·폐렴, 코로나19와 증상 비슷해 혼선 우려, 그 과정서 예후 나빠질 가능성 있다

    코로나19백신과 다른 호흡기 질환 백신을 함께 맞아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유 교수는 "CDC는 접종 간격없이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을 투여할 수 있도록 권고사항을 개정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다른 백신과 최소 14일 간격으로 접종하던 코로나 백신을 접종 간격에 관계없이 접종이 가능하도록 9월 새로운 백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CDC는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백신 접종에 대한 연구 진행 결과, 각 백신의 유효성, 효과성 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폐렴구균 백신과 독감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과, 각각의 백신을 단독으로 접종했을 때 대비 동시 접종 시 면역반응에 대한 비열등성을 평가하는 연구도 있다.  이전에 PPSV23을 접종받았던 5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4가 인플루엔자 백신(QIV)과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13)을 함께 접종한 결과, 4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원성은 인플루엔자 단독 접종군과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면역원성은 13가지 모든 혈청형에서 비열등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일상 생활 속 호흡기 질환 예방 수칙 실천으로 독감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이에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독감이 유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진 않은지, 독감 백신을 꼭 맞아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유 교수는 올해는 작년과 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이 70% 이상 달성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이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추가접종(부스터샷)은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고, 독감 예방접종도 10월부터 시작했다. 때문에 환자 발생이 조금 늘 수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관리의 중심을 중증과 사망률에 두고, 일상생활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서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므로 일부 감염 관리 면에서는 유연해질 수 있다. 감염병 측면에서 경증 환자 발생 비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진 입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것은 독감, 폐렴이 코로나19와 증상이 너무나도 흡사하기 때문에 독감 환자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내원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예후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독감이 유행하면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으로 진료 현장에 혼선이 가중될 수 있고, 코로나19와 동시 감염 시 중증 이환 비율이 높아질 수 있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면서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해 놓으면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현재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단백결합백신(PCV13)과 23가 다당질백신(PPSV23) 두 가지가 있다. 폐렴에 더 잘 걸리고, 걸렸을 때 중증도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 또는 65세 이상의 만성질환자에게는 13가가 더 면역원성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따라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접종할 때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면 13가를 먼저 접종하고 1년 후 23가를 맞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3가 백신을 맞기 전 13가 백신을 맞으면 면역증강효과를 통해 더 증강된 면역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환자에서 23가 백신을 먼저 투여하면 저반응성이 발생해 13가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2020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관리지침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23가 백신 1회 접종을 원칙으로 하나, 기저질환자의 경우 질환 중증도 및 상태에 따라 13가 백신의 우선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는 18세에서 64세 만성질환자는 13가와 23가를 순차적으로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65세가 되면 이전 23가 접종 후 5년이 지나 1회 23가를 재접종해 총 2회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한 적이 없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라면 13가 백신을 접종한 뒤 1년 간격을 두고 23가 백신을 접종하도록 안내한다.

    최근 예방접종 안마친 50대 사망 높아…금기사항 아니라면 접종해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여전히 백신에 대해 불신을 표하는 국민들도 있다. 유 교수는 "건국대병원에서 작년 코로나19가 시작될 때 사망 대부분이 70세 이상에서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다 50대로 예방접종을 안 했거나 1차 접종만 맞은 경우였다"면서 "해외에는 중증 환자 대부분이 예방접종을 안 한 어린 청소년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40대, 50대 접종이 끝나면 그보다 젊은 연령대가 취약해질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 교수는 "절대 금기사항이 아니라면 꼭 백신 접종을 하도록 권장한다. 여기서 절대 금기는 다른 백신을 맞았을 때 아나필락시스가 있었던 경우를 말한다"면서 "지금 백신 캐리어로 사용하는 것은 현재 대장 내시경제 약물과 비슷한데, 여기에 부작용이 없으면 우리는 대부분 접종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접종을 안 한 사람 중 많은 경우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점에 대해 걱정한다. 현재까지 나온 모든 백신은 개발 단계에서 다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5년, 10년간 안전성이 축적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를 권장할 수 없다. 그 사이 너무 많은 사람이 사망하기 때문이다"면서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백신에 대한 이득과 위험을 따져보면 이득이 훨씬 높다고 모든 나라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모두 일치되는 의견이다"며 아직 맞지 않은 사람은 꼭 예방접종을 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