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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케어 설계자 김윤 교수 "과수요 인정하지만 건보 적자는 문케어 탓 절대 아니야"

[인터뷰] 누적 적립금 그대로 20조원 유지, MRI 등 비용 전체진료비 0.2%불과…병상 과잉 억제, 의료전달체계 정립 강조

기사입력시간 23-01-25 06:40
최종업데이트 23-01-2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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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윤 의료관리학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폐지 수순에 대한 서울대 의과대학 김윤 의료관리학 교수의 일성은 "황당무계하다"였다. 그는 문재인케어 정책 설립 당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문재인 케어 틀을 설계한 인물이다. 

김 교수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보장성 강화로 인해 재정적자가 발생한 것이 아님에도 대대적인 '문재인 정부 지우기'에 나서면서 결과를 과정과 억지로 끼워맞추기에 나서고 있다"며 "작은 부분을 크게 부풀려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모습이 정부의 무능을 나타내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의료 과수요 등 일부 재정 누수가 발생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면 이를 잘 관리하는 부분도 정부의 몫이라는 게 김 교수의 견해다. 

문케어 인한 적자 증가 사실 아니야…누적 적립금 자체 변화 없어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을 넘게 쏟아 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쇼핑과 남용,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문케어가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며 이로 인해 적자가 누적되고 건보재정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발언의 취지였다. 이에 정부는 지금까지 시행해 오던 보장성 강화 정책을 개혁, 건보 급여와 자격기준 강화, 건보 낭비와 누수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부는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덜 필요한 부분의 보장성 강화를 축소시키고 중증 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 분야의 보장성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윤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특히 문케어로 인해 누적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부터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2040년 건보재정 누적 적자가 678조에 이를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문케어로 인해 재정 위기가 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문재인 케어 시작 당시 건보 누적 적립금은 20조원이었고, 현재도 누적 적립금은 20조원으로 그대로"라며 "20조 중 10조 정도를 보장성 강화에 쓰려고 했는데 돈을 다 쓰지 못했다. 누적 적립금 자체는 변화가 없다. 문케어 시행 사이에 건보 적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사이 보험료를 많이 걷어서 적자가 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10년 평균 건보료 인상률은 3.2%였고 문재인 정부 시절엔 인상률이 2.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 교수도 윤 대통령이 언급한 의료쇼핑이나 일부 재정 누수는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정도 누수가 재정 위기의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일부 그런 현상(의료 쇼핑이나 재정 누수)이 발생한 것은 맞다. 그런데 그 현상으로 인해 재정 위기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감사원 보고서에 보면 MRI와 초음파 시행에 따른 비용 추정액은 2000억원 수준이다. 2000억원은 전체 MRI와 초음파 검사 비용의 10%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를 100조원 대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로 환산해도 0.2%에 불과하다. 0.2% 수준의 비용이 남용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문케어 때문에 재정위기라는 것은 거짓"이라고 질타했다. 

도덕적 해이 관리하는 것도 정부의 몫…일차의료 강화로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우선

특히 재정 누수 등 일부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면 이를 잘 관리하는 부분도 정부의 몫인데, 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아예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축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 교수는 "보장성이 확대된 진료 대부분은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보장이 축소된다면 국민들 입장에서 진료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도덕적 해이가 나타났다면 이를 관리해 재정 건정성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책무인데, 이를 이유로 아예 보장성 강화를 하지말자는 것은 황당무계하다.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작은 부분을 크게 부풀려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모습이 정부의 무능을 나타내는 듯하다"며 "건보 재정 안정을 위해선 보장성강화 중단이 아닌 불필요한 입원과 수술을 줄이고 행위별수가제도, 의료전달체계 등을 먼저 손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 교수는 현재 만연해 있는 병상 과잉 문제만 해결해도 불필요한 입원을 줄여 건보 지출 중 11조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봤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 병상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3배를 상회한다. 

또한 일차의료기관의 만성질환관리 기능을 대폭 확대해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막고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해소해 각각 5조원씩 재정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문재인케어가 아니라 과하게 지출되고 있는 진료비가 재정 누수의 핵심 원인이다. 정부가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