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국 24개 의대교수협의회가 12일 소속 대학 총장들에게 "의대정원 증원 관련 소송의 원고로 참여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교수들은 원고 자격이 있는 총장들만 나서준다면 충분히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집행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의대교수협의회는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에서 각하됐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종결하는 결정이다.
의대 교수들은 이날 내용증명을 통해 "법원은 증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의대를 보유한 '대학의 장'이기 때문에 교수는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송 각하 결정을 내렸다"며 "대학의 장인 총장들이 행정 소송의 원고로 참여해주실 간곡히 요청한다. 사태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할 때 12일 오후 1시까지 의사를 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이들은 "지난 한달 동안의 소송을 통해 대학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고 긴급하다는 점,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복리가 과학적, 절차적, 민주적 정당성이 없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됐다"며 "원고적격 문제만 해결된다면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의회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12일 12시 기준 40개 의대 중 24개 의대교수협의회에서 자신의 대학 소속 총장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아직 응답한 총장은 없다"며 "고등교육법상 2025학년 입시요강에 2000명 증원을 반영할 수 없고 반영하면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은 총장들이 원고 적격자이므로 이들이 소송을 내면 인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의대 교수의 내용증명을 받은 총장이 의대 증원 불허 조치들을 하지 않으면,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에서 패소책임과 의료농단 책임은 전적으로 총장이 져야하는 것"이라고 내용증명 발송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총선 결과 윤석열 정권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파멸적 심판을 받았다. 법원도 국민의 심판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다"며 "이에 법원은 의대생 1만3000명 소송의 심문기일도 잡지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학들 입시요강은 5월말 예정이므로 한 달 보름 정도 시간이 있다. 따라서 다음 주 초까지 의대 교수들 내용증명을 취합하고 이를 검토한 후 헌법소원 제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