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국 산부인과 병·의원 1571곳 가운데 실제 분만을 시행하는 기관은 260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부인과 간판을 내건 병·의원 10곳 중 8~9곳은 분만 진료를 하지 않는 셈이다.
전체 분만 진료 시행 의료기관도 2025년 기준 436곳으로, 2015년과 비교해 29.7% 감소했다. 분만 인프라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임산부와 보호자들이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 헤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3일 임산부와 보호자가 분만 가능한 의료기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 서비스를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공개 대상에는 조산원도 포함된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분만 진료를 시행한 의료기관은 436개 기관이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29.7%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역사회 분만의 핵심 축인 병·의원급 산부인과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2025년 기준 병·의원급 산부인과는 전국 1571곳이지만, 이 가운데 실제 분만을 시행하는 병·의원은 260곳에 그쳤다. 비율로는 16.5%에 불과하다. 2021년 분만 시행 병·의원이 313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53곳이 줄었고, 감소율은 16.9%에 달했다.
분만 시행 비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병·의원급 산부인과 중 분만 시행기관 비율은 2021년 19.9%에서 2022년 18.9%, 2023년 18.0%, 2024년 17.1%, 2025년 16.5%로 낮아졌다. 산부인과 병·의원 수는 같은 기간 1573곳에서 1571곳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실제 분만을 담당하는 기관은 꾸준히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서울은 산부인과 병·의원이 437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지만, 분만 시행 병·의원은 41곳에 그쳤다. 분만기관 비율은 9.4%로 전국 평균 16.5%를 크게 밑돌았다. 대구도 산부인과 병·의원 87곳 중 분만 시행기관은 9곳으로 비율이 10.3%였고, 광주는 46곳 중 5곳으로 10.9%에 불과했다.
가임여성 10만명당 분만기관 수로 보면 서울은 1.8곳, 광주는 1.6곳, 대구는 1.9곳, 경기는 2.0곳 수준이었다. 전국 평균은 2.4곳이다. 반면 강원은 6.0곳, 세종은 6.1곳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심평원은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 부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서비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임산부와 보호자는 실제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존하거나 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이번에 공개되는 정보는 심평원의 통계정보 플랫폼인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로는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의 공공데이터 목록 내 요양기관 정보 또는 고객지원 자료실의 국민관심질병·행위 항목이다.
심평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심평원 누리집 내 ‘HIRA 건강지도’를 통해 위치 기반의 주변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의료기관의 경영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실제 실시간 분만 가능 여부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방문 전 해당 기관에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심평원은 이번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협의를 거쳐 자료 산출 기준과 활용 방안, 보완 사항 등을 검토해 왔다. 향후에도 의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정보를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2026년 4월 심사평가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데이터를 활용해 국민과 의료 현장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에 공개한 분만 가능 의료기관 정보 서비스는 보건의료빅데이터를 활용한 국민 체감형 서비스로,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혁신하는 정부라는 국정과제 이행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앞으로도 심평원은 AI 기반 혁신을 통해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과 정책을 지원하는 한편, 국민과 의료 현장의 불편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보와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