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무력화 시도를 노골화하면서 의대 교수들이 실력 행사에 나선다.
전국의대 교수 비대위(전의비),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다음달 3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의평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대 교수 결의대회'를 개최한다며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 결의 대회는 최근 교육부가 의평원에 대한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교수들은 의대 교육의 사망을 뜻하는 차원에서 셔츠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결의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의대정원 확대 예정인 각 대학과 의평원에 의평원의 주요변화 평가 계획을 교육부가 심의 후 수정·보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어 25일에는 의평원 불인증 판정의 1년 유예를 의무화하고, 의평원에 대한 교육부의 지정 취소 시에도 기존 의대의 인증 유효 기간을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대통령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교육부가 갑작스런 대규모 의대증원으로 의평원의 주요변화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는 의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의비·전의교협은 이번 결의대회에 대해 "정부의 개정안은 대규모 증원으로 인한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의평원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대규모 인증 탈락으로 무리한 정책 추진의 과오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평가기관의 팔다리를 잘라 기능을 하지 못하게 '입틀막'하려는 비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망가뜨려 놓은 황폐화된 의료체계 재건의 첫걸음은 다음 세대 의사들을 제대로 양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의학교육의 파행을 가져오게 될 개정령 시행에 교수들이 침묵하고 눈을 감는다면 학생교육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정부의 의평원 무력화 시도에 끝까지 저항해야 한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