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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바이오시밀러의 미국시장 공략법

    정책완화나 가격인하보다 사보험과의 협상이 핵심

    기사입력시간 2017-11-06 07:20
    최종업데이트 2017-11-06 07:2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정책 완화 및 가격 인하보다 사보험과의 협상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에서는 현재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릭시맙)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 2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두 제품의 공세에도 올해 3분기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미국 내 매출은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KB증권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 미국 시장에서 처방 건수를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소개했다.

    미국은 정부가 직접 약가를 통제하지 않고 시장 경제 논리에 맡겨, 제조사와 도매업자, 약국, 보험사, 의약품 급여 관리자(PBM), 소비자의 협상과 교섭을 통해 정한다.

    미국 건강보험은 일부 공적보험(30%)과 다수의 민간보험(70%)으로 관리되는데, 사보험을 대신해 PBM이 처방의약품 관리를 한다. 약 처방을 늘리기 위해선 보험 급여 목록에 등재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PBM과 리베이트 규모 및 약가 등에 대해 협상한다.

    민간 보험사와 민간 기업인 PBM은 정해진 보험료 내에서 지출을 어떻게 통제하는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만큼 제네릭을 선호한다.

    따라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보험 급여도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대형 PBM인 유나이티드헬스(독립 PBM), CVS 헬스(약국과 통합된 PBM), 익스프레스 스크립트(보험회사와 통합된 PBM) 등에서 보험급여목록에 오리지널을 제외하고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이 세 회사는 미국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80~85%를 커버하고 있다.

    CVS 헬스는 2017년 보험급여목록에 오리지널 의약품인 암젠의 뉴포젠, 사노피의 란투스를 제외하고 각각의 바이오시밀러인 산도스의 작시오, 릴리의 베이사글라를 등재했다. 유나이티드헬스도 작시오와 베이사글라를 보험 급여에 올렸다.

    익스프레스 스크립트는 2017년에는 란투스를 베이사글라로, 2018년부터 뉴포젠을 작시오와 테바의 그라닉스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들 바이오시밀러가 대체된 과정을 보면 PBM과의 교섭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작시오가 2015년 9월 판매를 시작하자 PBM과 교섭력이 약해진 암젠은 뉴포젠을 번들 판매하는 형태로 약가를 낮춰 보험 등재를 유지했다. 그러나 결국 2017년 작시오로 교체됐고, 이때부터 작시오 처방 건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란투스가 보험급여에서 베이사글라에게 밀린 것도 마찬가지다.

    보고서에서는 "사노피가 PBM에 대한 교섭력이 계속 약해지면서 보험급여에서 제외됐다고 판단되며, 이로인해 사노피 당뇨 사업부는 지속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결국 바이오시밀러 업체가 오리지널 업체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PBM 보험 급여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미케이드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번들판매 전략으로 레미케이드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해 PBM 급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화이자는 9월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KB증권 서근희 애널리스트는 "익스프레스, CVS 헬스, 유나이티드헬스 등 대형 PBM의 보험급여목록에 2017년 10월 기준 레미케이드가 등재돼 있는데, 해당 PBM들이 화이자의 인플렉트라에 대한 급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 2018년에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인 2019년 보험급여목록에서 인플렉트라 등재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의약품 처방 및 유통 구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단기간에 성장하기는 어려워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며 "바이오시밀러 시장 개방과 관련된 모멘텀이 앞으로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