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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독립은 선택 아닌 필수…보건의료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조직과 인력 확보를

[칼럼]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기사입력시간 22-05-09 05:51
최종업데이트 22-05-09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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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부 독립의 필요성과 방향성 

보건복지부의 '보건부' 독립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야할 방향으로 제시됐습니다. 보건부 독립에서 당장 보건부 독립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복지와 행정을 비롯해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지자체 등 연결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전현직 의료계 리더들로부터 보건부 독립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사전에 심도 있게 살펴보는 릴레이 기고를 마련합니다. 보건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살리면서 복지에 치우친 예산과 인력을 보건부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고자 합니다.

①안덕선 전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 "
관료주의 탈피하고 전문성 강화·독립성 기반해야"
②문석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보건의료정책 추진을 위한 전문조직과 인력 확보"
 

[메디게이트뉴스] 올해 20대 대선에서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내건 주요 보건의료공약들은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제도의 개혁이라는 주제는 비슷했다. 이 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서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을 대비해 건강보험의 효율적인 운영과 재정 확보를 위한 보건의료체계를 개편하려는 정책들을 제시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한 방역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게 됐고, 현 체계에서는 전문적인 판단과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기에 문재인 정부와는 결이 다른 보건의료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장 개편되진 않아도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제안했던 보건부 독립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정부조직개편의 현황과 주요 쟁점’에 대한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서는 부처를 신설, 폐지하는 경우는 최소화해야 하고, 하드웨어 위주 조직개편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조직의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개편을 지향해 기능 중심의 조직개편을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따라서 보건부 독립에 대한 신중론의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보건부 독립에 대한 필요성을 살펴보고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사회부로 시작한 보건복지부는 그 이후 67년동안 수차례의 조직 개편과 직제 변경을 하면서 현재의 보건복지부로 변화해 왔다. 전 정부들은 보건복지부를 운영하면서 ‘보건’과 ‘복지’의 여러 정책들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통해 국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주고자 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한 것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특히 두 분야의 업무 성격이 상이하고 각각의 분야가 모두 방대해서 한꺼번에 관리를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메르스나 코로나 19 같은 감염병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 

국민들이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보건부를 별도로 운영한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이 성공적으로 방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을 알게 됐다. 현재는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27개 EU 회원국(중복 22개 국가) 총 43개국 중 28개국 65.1%가 보건과 복지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과 인구고령화로 국민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보건복지부 예산을 매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사회복지에 치중한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총 예산규모에서 사회복지의 예산 비중은 2012년 79.3%에서 2021년 84.6%로 증가한 반면, 보건의료의 예산 비중은 2012년 20.7%에서 2021년 15.4%로 점점 감소했다. 보건복지부 내 인력 현황에서도 사회복지 업무 관련 인원은 2010년 전체 인력 중 42.6%에서 2019년 44.0%로 증가한 반면, 보건의료 인력은 2010년 32.5%에서 2019년 32.3%로 감소해 사회복지 업무에 편중된 인력 배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보건복지부 내 사회복지와 보건의료 간 불균형적인 예산 배분과 인력 배치는 결국 다양한 질병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힘들어지고 다가올 고령화 시대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을 만들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 독립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게 됐다. 다만 국민건강 증진과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몇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산하 정부기관으로 정책을 집행하는 실행기구이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정책 기획과 의사결정은 상급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 이뤄진다. 현재 보건복지부 내에 질병정책과가 있으나 10명 남짓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어 앞으로 대두될 공중보건위기에 대응해 전문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에서 전문적으로 질병관리청을 관리할 수 있는 상위의 주무부처가 분리되고 확대 개편해야 한다.

둘째, 국립대학병원, 지방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중앙의료원, 경찰병원 그리고 보훈병원 등 공공병원의 관리 주체가 교육부, 지자체, 국가기관, 경찰 및 보훈공단 등으로 각기 분산돼 있는 것을 효율적인 공공의료의 실행을 위해 하나의 주무부처로 일원화해야 한다.

셋째, 전국 지자체 관할의 보건소를 질병관리청 산하 중앙정부 소속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주무부처에서 실질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실행 조직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심각한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수 있는 담당 부서를 신설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조직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국민들이 누려야 할 의료 혜택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추진할 때이다. 보건부 독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