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중앙임상위 "병상 부족 심각...경증은 음성 안나왔다고 병실 차지, 중증은 조기 치료 어려워 사각지대"

    "퇴원기준 완화 정부에 건의...신천지 위주 검사로 중증환자 검사도 밀려, 우선순위 정해야"

    기사입력시간 2020-03-01 17:35
    최종업데이트 2020-03-01 17:35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의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병상 부족이 심각하다.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치료가 모두 끝나고 임상적으로도 문제가 없는데,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병상에 머무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부족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묘수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자가격리 중 사망한 13번째 사망환자의 사례와 자택에서 검사결과를 기다리다 사망한 14번째 사망환자 사례가 알려지며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관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요구가 있어왔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1일 오후3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퇴원기준을 완화하고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 등 기준 검사기준을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현재 퇴원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보니 임상적으로 멀쩡한 경증환자임에도 불구하고 퇴원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퇴원하지 않은 경증환자들로 인해 당장 병원 내 치료가 급한 중증환자들을 치료할 병상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임상위원회는 현재 의료인의 임상소견 상 발열과 숨가쁨 등이 호전되면 곧바로 퇴원할 수 있도록 하는 퇴원 기준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퇴원 이후에도 기관지가 예민한 환자의 경우, 간혹 잔기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도 증상으로는 퇴원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위원회의 견해다. 또한 퇴원 후에도 최초 증상 발생후 21일이 되는 때까지 집에서 자가 격리가 실시되고 최종 격리해제 여부와 격리해제 기준은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따르게 된다.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퇴원 기준은 임상 증상이 좋아지고 나서 24시간 간격으로 두 번 유전자 검사를 실시, 모두 음성이 나와야 한다. 반면 미국의 경우, 임상적 판단에 따라 퇴원 기준이 결정되고 퇴원 이후에는 집에서 자가 격리가 실시된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증상이 없는 멀쩡한 환자가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고 병실만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중증 환자들은 조기 치료가 어려워 진료의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다"며 "현 기준은 무증상 환자들이 타인을 감염 시킬 위험이 있어 병실에 잡아두자는 식이다. 이 가은 기준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 위주의 전수조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신천지 교인들이 우선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다 보니 검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검사를 기다리다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명돈 위원장은 "중국에서 전체 환자 1000여명을 조사했을 때 중증임에도 불구하고 체온이 37.5도 넘지 않는 환자가 56%였다"며 "열이 있는지 없는지로만 판단하다가는 중증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또 한 가지는 흉부CT인데 역시 중국 환자 1000여명을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증폐렴 4분의 1이 흉부CT에서 폐렴 소견을 보이지 않았다"며 "단순한 체크리스트 매뉴얼로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놓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현재 신천지 교인 위주의 전수조사에서 벗어나 검사가 필요한 환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자는 게 오 위원장의 견해다.
     
    그는 "신천지 교인 중에는 이미 감염된 지 3~4주가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감염력도 없는 분들이 많다"며 "이분들을 모두 전수조사하는 것 보다 샘플링 조사법도 있으니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다른 나라의 검사 기준은 우리나라보다 엄격하다. 일본의 경우, 입원을 요할 정도의 폐렴 소견이 있는 환자에 한해서만 치료 목적으로 PCR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도 열이 있거나 하기도질환의 증상이 있는 등 환자의 임상소견이 분명하거나 역학적 위험성이 있는 의심자에 한해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오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유행초기부터 시작한 원천봉쇄를 위한 검사, 환자치료와 진단을 위한 검사 등이 혼합돼서 검사가 너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9만건이 넘는 검사가 진행돼 3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알아냈다. 물론 여력이 충분하다면 검사를 지금처럼 다 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여력이 충분치 않다. 결국 자원의 효율을 위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퇴원 후 재발한 25번 환자에 대해서 재감염이 아닌 바이러스의 재활성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의석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급성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드물게 환자의 몸에 남아 있어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례로 추정되고, 재감염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매우 드문 경우로 지금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일본에서 한 사례만 보고됐다"고 말했다.

    오명돈 위원장도 "코로나19 면역력 형성여부는 호주 연구팀에 의해 학술논문이 나와있다"며 "바이러스 감염 이후 항체가 생기고 면역체도 생겨 재감염 우려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