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만명대를 넘어가면서 중환자 병상 부족의 우려가 또다시 나오고 있다.
중환자병상 가동률이 꾸준히 올라가더니 2주 사이에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자가 늘게 되면 언제든 치료역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지속가능한 중환자 진료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병상 가동률 3월 초 55%→ 3월 중순 66%로 상승세 계속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코로나19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66.8%로 총 2751개 병상 중 1839개가 사용 중이다. 남은 병상은 900여개에 불과하다. 특히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69.2%로 70%에 육박한 상태다.
비수도권의 경우 상황이 좀더 심각하다. 보통 가동률이 80%를 넘어가면 사실상 포화 상태라고 보는데 비수도권의 중환자병상 가동률은 14일 기준 74.5%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제주와 강원이 8개, 13개로 가장 남은 병상이 적었고 경남권 29개, 경북권 31개, 충천권 47개, 호남권 80개 병상이 남은 상태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 3월 초 55%대였던 병상 가동률은 꾸준히 늘어 최근 4일 연속 60%대를 기록 중이다. 최근 일주일간 가동률은 59.8%, 59.6%, 59.1%, 61.1%, 61.5%, 61.9%, 63.7%다.
앞으로의 상황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신규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은 전체의 18% 정도인 6만3000명이며, 재택치료 중인 환자 161만명 중 60세 이상 집중관리군도 23만5000명이나 된다.
‘합리적 병상배정’과 ‘지속 가능한 중환자 진료 역량 개발’ 중요
전문가들은 아직까진 중환자 치료 역량이 뒷받침되고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환자가 더 늘어나게 되면 병상이나 인력 부족 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림대성심병원 박성훈 호흡기내과 교수는(대한중환자의학회 홍보이사) "지난해 말처럼 중환자병상이 많이 부족했던 때와 비교하면 병상 부족 얘기가 나올 정도 상황은 아니다. 각 병원들 상황을 보면 코로나 중환자 보다 코로나에 걸린 타질환 중환자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이는 많은 중환자들이 종합병원 단위로 배분되면서 상급종합병원들의 중환자 진료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하면서 "확진자가 늘고 절대적인 환자 수 자체가 증가하면서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아직까진 병상 여력이 괜찮아 보인다. 다만 병상을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이에 따른 인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며 "또 다른 문제는 병상에 따른 환자 배정 문제에 있어 현재는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어 각 지역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병상 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또 다른 변이바이러스 유행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중환자 진료 역량을 개발하고 고위험군 보호범위를 명확히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대한감염학회 특임이사)는 "하루에 수십만의 확진자와 그 2배에 달하는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향후 또 다른 변이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는 변수도 생각해야 한다. 매달 우리나라에서 아종이 바뀔 확률은 약 30% 정도"라며 "지금도 오미크론이 BA1에서 BA2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은 전국의 중환자 병상과 의료인력을 징발해서 유행에 대비하고 있지만 조금더 지속가능한 병상 유지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평상시로 의료체계가 돌아가더라도 최소한의 대응역량과 유연한 병상 확보 능력을 가져야한다. 또 가임기 여성이나 신생아, 신장투석환자 등 특수 집단이나 고위험군을 명확히 판단하고 보호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