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을 승인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일본 중앙사회보험의료위원회(Chuikyo, Central Social Insurance Medical Council)는 최근 니프로(Nipro)의 스테미락(Stemirac)을 척수 손상 치료제로 급여를 결정했다. 일본에서 줄기세포치료제로 보험급여 적용을 받는 첫 사례다.
스테미락은 환자의 골수액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한 뒤 다시 주입하는 방식으로, 팔다리 마비 등 증상을 호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11월 일본 후생노동성(MHLW)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IHS 마킷 보고서에서 따르면 스테미락은 현재 일본에서 유사한 제품이 승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 비용 기반 공식을 사용한 일본의 의약품 가격 결정 규칙에 따라 가격이 책정됐다.
여기에는 혁신치료제지정인 사키가케(sakigake) 프리미엄 10%가 포함되며, 니프로가 제조원가의 80% 이상을 공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의 원가공개 규정에서 면제됐다.
보고서는 "일본에서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노바티스(Novartis)의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인 킴리아(Kymriah, 성분명 tisagenlecleucel)다"면서 "이번달 중앙사회보험의료위원회의 가격책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재생치료의 급여가격 책정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테미락의 효과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있다.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는 1월 치료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과학계의 우려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규제는 승인을 위해 이중맹검 연구를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테미락 승인을 뒷받침 하는 연구도 이중맹검이 아니었다.
이 연구에는 척수손상 환자 13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참여자의 골수에서 약 5000만~2억 개의 중간엽줄기세포를 추출해 손상 후 40일 이내에 정맥으로 주입한 결과 상실된 감각과 움직임을 일부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기반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7년간 데이터를 수집해 효능을 입증하면 정식 승인을 받게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줄기세포 연구원인 파멜라 로비(Pamela Robey)는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 정맥 내 주입된 중간엽줄기세포가 폐에 달라붙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면서 "세포가 폐에 갖혀 있다는 점에서 척수에서 어떻게 효과가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네이처에 밝혔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아놀드 크리그슈타인(Arnold Kriegstein) 교수는 "치료를 위해 돈을 지불한 환자는 위약 효과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 치료제가 판매되면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수집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스테미락을 개발한 연구팀은 현재 임상시험과 안전성 이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논문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HS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미락은 2월 26일부터 일본 국민건강보험(NIH) 약제급여목록에 보험가(reimbursement price) 1495만 7755엔으로 등재된다. 이 치료제의 최고 매출은 일본 시장에서 9년째 되는 해 치료 환자 249명으로 37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