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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제약사 인수·협력 거래를 통해 본 완제품 CAR-T 개발 전략은

    로슈, 15억달러에 포세이다 인수하며 적극 뛰어들어…일본계 제약사들도 완제품 개발에 관심 높아

    기사입력시간 2024-11-29 06:00
    최종업데이트 2024-11-29 06: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사용되는 자가 세포를 활용한 CAR-T 치료제를 넘어 완제품(off-the-shelf)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텍 포세이다 테라퓨틱스(Poseida Therapeutics)의 지분을 8.8% 인수한데 이어, 올해 5월 고형암에 대한 완제품 CAR-T 치료제 개발을 위해 6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월에는 켈로니아 테라퓨틱스(Kelonia Therapeutics)와 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로슈(Roche)는 포세이다를 1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으며,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Company)은 알로이 테라퓨틱스(Alloy Therapeutics)와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C) 유래 CAR-T 세포 플랫폼(iCAR-T)과 iPSC 유래 CAR-NK 플랫폼(iCAR-NK)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29일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진행된 제약사들의 인수 및 협력 계약을 바탕으로 각 기업이 어떤 목표로 완제품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BCMA 표적 완제품 CAR-T, 치료 어려운 환자 대상 높은 전체 반응률 확인

    로슈의 포세이다 인수는 2022년 체결된 계약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당시 로슈는 다발골수종과 B세포 림프종을 포함한 특정 혈액암에 대한 동종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포세이다와 선급금 1억1000만 달러에 최대 60억 달러 마일스톤을 지급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협력 자산으로 선도 프로그램인 P-BCMA-ALLO1이 있다. 이 후보물질은 B세포 성숙 항원(BCMA)을 표적하는 CAR-T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전에 세 가지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에 대한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 지정, 다발골수종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9월 국제골수종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1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치료 경험이 많은 환자 23명에서 전체 반응률(ORR)은 91%였다. 이는 BCMA 표적 치료에 대한 노출 여부에 관계 없이 나타났다.

    이번 임상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은 표준 치료인 자가 CAR-T 치료가 어려운 환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거의 절반이 65세 이상이었고, 이전 항골수종 치료 중앙값은 6회, 최대 14회였다. 환자의 62%는 이전에 BCMA 표적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고, 29%는 BCMA CAR-T와 이중특이적 T세포인게이저(TCE)에 모두 실패했고, 29%는 BCMA 치료와 GPRC5D 표적 TCE 치료에 모두 실패했다.

    연구팀은 "1상 시험에 참여한 모든 환자가 등록 후 제조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하게 치료를 받았고, 채혈이나 가교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 동종 CAR-T 세포 치료의 주요 이점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임상 1상 프로그램은 B세포 악성종양에 대한 동종 이중 CAR-T인 P-CD19CD20-ALLO1이다. 다발성 경화증 및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에 대한 잠재력을 조사하기 위해 최근 FDA에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했다. 혈액암에서 발현되는 알려진 항원을 표적하는 추가 동종 이중 CAR-T 프로그램도 시작됐다.

    이 외에도 인수가 완료되면 로슈는 현재 1상 단계의 고형암 동종 CAR-T 프로그램인 P-MUC1C-ALLO1과 유전체의학 전임상 후보물질 및 관련기술을 포함한 포세이다의 R&D 포트폴리오 자산과 GMP 제조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계약에 따라 로슈는 포세이다의 모든 발행주식을 주당 9달러에 인수하며 주당 최대 4달러에 해당하는 특정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조건부 가치 권리(CVR)를 지급한다. 이는 25일 포세이다 종가에 약 215%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으로, 총 거래 가치는 최대 1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슈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제품 개발 책임자 겸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번인수로 포세이다와의 성공적인 기존 파트너십을 활용하면서 동종 세포 치료 분야에서 더욱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면서 "이번 인수는 종양학, 면역학, 신경학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계열 내 최초이자 최고인 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양사의 공동 진전을 기반으로 하며, 초기 임상 데이터는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다케다는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아스텔라스는 생체 내 유전자 배치 시스템 활용

    이미 임상 단계에 돌입한 로슈와 달리 다케다와 아스텔라스는 초기 단계지만 고유한 방법으로 완제품 CAR-T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다케다는 2015년부터 일본 교토대(Kyoto University) 유도만능줄기세포연구소(CiRA)와 심부전, 당뇨병, 신경 질환, 암 면역 치료 등 분야에서 iPSC의 임상 응용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10년 공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iCAR-T는 이 프로그램의 주력 프로젝트 중 하나로, 기성품 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케다는 자가 세포 치료제에 비해 향상된 효능과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제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케다는 iCAR-T를 발굴 단계에서 임상 개발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근 알로이와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알로이는 종양학 적응증에 대해 iCAR-T 및 iCAR-NK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공동 독점권을 가진다. 그 외 자세한 계약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스텔라스는 자회사 자이포스 바이오사이언스(Xyphos Biosciences)를 통해 켈로니아와 손을 잡았다. 켈로니아는 생체 내 유전자 배치 시스템(iGPS)을 사용해 유전자 의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차세대 렌티바이러스 입자를 사용해 환자 체내의 원하는 표적 세포에 유전 화물을 전달한다. 자이포스는 컨버터블CAR를 사용하는 독점적인 ACCEL 기술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양사는 iGPS와 ACCEL 기술을 결합해 최대 2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는 생체 내(in vivo) CAR-T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생체 내 CAR-T 치료제는 CAR 유전자가 체내에 존재하는 환자의 세포에 도입되는 치료법을 말한다. CAR 유전자는 생체 내에서 발현돼 암 세포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면역 세포를 생성한다. 기존 CAR-T 세포치료제와 달리 추출한 면역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한 뒤항암화학요법 후 환자에게 다시 주입할 필요가 없어 내약성이 높고 치료 속도가 빨라져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켈로니아 측은 "iGPS 플랫폼은 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켈로니아의 생체 내 유전자 전달 능력과 ACCEL 컨버터블 CAR 기술을 결합하면 완제품의 보편적인 CAR-T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기술 결합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