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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 가운 입은 머슴, 전공의

    주 100시간 일하고, 당직수당은 5만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수련 및 근무환경 실태조사

    기사입력시간 2015-06-04 16:31
    최종업데이트 2015-06-05 05:35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에서 인용


    전공의 주 80시간 초과 근무 금지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휴식 없이 36시간 이상 연속 근무하는 전공의도 상당수였고, 연차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등 수련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최재욱)는 4일 의료정책포럼에서 '2015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등록회원 1만여 명 중 조사에 응하고, 유효한 1793명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52.9%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 10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는 응답도 27.1%로 집계됐다.
     
    수련지침 상 전공의는 주당 최대 80시간, 교육적 목적이라고 해도 최대 8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최대 연속 수련시간이 36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도 76.9%(40시간 초과 65.5%)나 됐다.
     
    주당 근무시간 상위 5개과(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는 평균 168시간을 연속해서 근무하고 있었다.

    장시간 근무하는 이유는 병원·의국의 암묵적 압박(36.2%), 직접적 지시(25.2%) 등이라고 응답했다.

    응급실 수련시간 역시 12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64.5%(24시간 초과 9.4%)였다.
     
    당직일수가 주3일을 초과한다는 응답은 25.4%로 조사됐다.
     
    당직수당도 월 30만원 미만이 52.9%, 야간 5만원 미만이 57.3%, 휴일 5만원이 43.4%로 저임금 구조가 심각했다.

    휴일이 1일 미만인 전공의가 34.7%였고, 휴일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21.6%였다.
     
    연가가 14일 미만이라는 응답이 70.2%를 차지했는데,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대체인력 부족, 업무량 과다, 암묵적 압박 등이라고 답변했다.
     
    공식 당직표와 실제 당직일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9.4%를 차지해 표준안에 따라 제출하라는 지시(62.4%)로 인해 허위로 당직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재확인됐다.
     
    인권 침해 문제도 심각해 성희롱 경험 33%, 성추행 경험 13.7%, 언어폭력 경험 86.3%, 신체폭력 경험 30.5% 등 각종 폭력 및 폭언에 시달리고 있었다.

    열악한 전공의 수련·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4년 7월 전공의 수련규정 개선책이 시행됐는데도 불구하고, 당시의 조치사항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전공의 혹사가 여전하다는 의미다.

    오수현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공의 수련근무 여건의 보다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현실을 고려한 기준과 시행방안 적용을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수련환경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 평가기구를 마련하고, 의료공백을 대체할 의료인력의 충원과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부 재정 보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