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의 중복, 과다 이용을 제어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대한영상의학회가 "불필요한 검사만 걸러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1월부터 CT, MRI 촬영이력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시범운영한다. 타 기관의 CT, MRI 촬영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워 중복, 과다 이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CT 촬영 시 방사선 노출 등 환자 안전이 우려된다고 취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기관은 CT, MRI 촬영 전 환자의 최근 1년간 검사이력을 확인한 뒤 촬영해야 하며, 실제 촬영 직후 관련 정보를 심평원에 실시간으로 제출해야 한다.
이때 심평원은 제출된 촬영정보를 환자별로 관리해 진료 시 의료진에게 제공한다. 만약 촬영정보를 제출하지 않은 채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면 심사 과정에서 진료비가 조정될 수 있다.
관련해, 대한영상의학회 최준일 정책연구소장(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9일 정기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CT, MRI 재촬영을 불필요한 중복검사로 간주해선 안 된다"며 "환자의 상태 변화나 수술 등 치료 개입 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추적검사, 원 검사의 나쁜 영상 화질이나 불충분한 검사 부위 누락 등으로 부득이하게 시행하는 추가검사는 환자 안전과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경우로, 예외 없이 부정적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정책의 초점이 맹목적으로 모든 재검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위성이 없는 '불필요한 재검사'를 정확히 선별해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학회는 불필요한 재촬영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연구와 대안 마련을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회는 지난 2013년 '고가영상검사 적정관리 방안 연구'를 시작으로 CT 재검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적용 전 실태조사와 전국 17개 기관 대상 시범운영을 시행한 바 있다.
이에 학회는 ▲재촬영 사유 코드 입력 의무화 ▲영상검사정보 교류 활성화 ▲영상검사 품질관리 강화 ▲단순 영상 저장용 수가 신설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준일 소장은 "진료비 청구 시 필요한 추가검사, 허용 가능한 중복검사, 추적검사, 불필요한 재검사 등 세부화된 재촬영 사유 코드 입력을 의무화해 처방 단계에서 재촬영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하고 통계적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재촬영 주요 원인이 되는 '불량 화질 영상' 근절을 위한 국가 차원의 품질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환자가 외부에서 가져온 영상을 전원된 병원의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에 저장, 유지하는 데 대한 보상 기전이 없다. 판독 자체가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재판독을 의뢰하거나 재촬영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 '영상 저장용 수가'를 신설해 불필요한 재판독, 재촬영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