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 충북의대 내부에서 사실상 내년부터 의대 교육이 마비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교수 추가 채용이 필요하지만 현재 재직하고 있는 교수들도 사직에 나서면서 교수 채용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충북대 고창섭 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원 증원에 따라 교수 100명을 추가 채용하고 400억원 가량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충북의대 이옥준 병리학교실 교수는 28일 고 총장의 주장이 현실과 매우 동떨어졌다고 비판했다. 교수 채용도 불가능하고 이에 따라 의학 교육도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옥준 교수는 이날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교수 채용이 불가능하다. 기초의학의 양대 축은 해부학과 병리학이다. 병리학 교육 없이는 의사가 될수 없지만 충북의대 병리과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전공의 지원이 최저였고 1년에 전국적으로 10명 미만인 경우가 생기면서 전문의 배출 자체가 줄었다"며 "게다가 젊은 전문의는 교수를 기피하고 사설 검사센터에 취업하는 추세다. 교수 100명 채용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리과는 배출자체가 적어서 힘들고 영상의학과, 안과 등은 전문의 수는 꾸준히 배출되지만 교수 보단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요즘 젊은의사들은 세상 조류와 현실에 민감하다"며 "교수 정원이 있다해도 대학 차원에서 원하는 교수를 뽑는건 결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심지어 충북대병원에선 멀쩡히 재직하던 교수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상태에선 절대 교수가 추가로 채용될 수 없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교수는 "병리전문의가 부족해서 6년 전부터 구인하고 있으나 한명도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충북대병원 병리과 전문의 4명 모두 사직을 신청한 상태"라며 "의대생 200명 병리 교육은 불가능하며 정원이 있어도 뽑지 못한다. 이번에 병리전문의 4명 모두 사직하면 교육과 병원 업무 모두 마비된다"고 말했다.
이어 "충북의대 교수들은 200명 정원 증원이 총장 개인 의사에 따라 진행될 것을 우려해 의대교수회 차원에서 증원을 거부했다"며 "고 총장은 2번의 도전 끝에 당선됐다. 의대 사정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증원 과정에서 의대 교수들과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 총장은 실제 정원을 300명까지 신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의대 교수들이 항의 방문하자 총장은 자신의 영혼과 종교를 팔더라도 의대정원을 증원시켜 충북대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놀라운 답변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