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린파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가 생식세포 BRCA 변이(gBRCAm) HER2 음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사망 위험을 32% 줄이면서, PARP 저해제로는 처음으로 조기 유방암 환자의 전체 생존 혜택을 입증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MSD(Merck & Co.)는 OlympiA 3상 연구에서 추가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OlympiA 연구는 생식세포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HER2음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으로, 국소치료 및 선행보조 또는 보조 화학요법 완료 후 PARP 억제제인 린파자 보조요법과 위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다.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 및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데이터에서 린파자는 위약 대비 국소재발 또는 전이, 사망 위험을 42% 줄이고, 3년 침습적 무질병 생존율(iDFS, invasive disease-free survival)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이번 데이터에서는 위약 대비 전체 생존율(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입증했다.
업데이트된 결과는 유럽종양학회 가상 기조강연(ESMO Virtual Plenary)에서 발표됐다.
생식세포 BRCA 변이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5~10%에서 발견된다. BRCA 변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는 더 공격적인 질병을 앓고, 더 어린 나이에 종양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조기 유방암에서 BRCA 변이를 표적하는 약물이 없어 그동안 이 변이에 대한 검사는 특히 초기 단계에서 뒤쳐져 있었다.
MSD의 글로벌 임상 개발 대표이자 최고의료책임자(CMO)인 로이 베인즈(Roy Baynes) 수석 부사장은 "OlympiA 연구 결과는 생식세포 BRCA 변이 HER2 음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가 보조제로 위약 대비 린파자로 치료했을 때 더 오래 살고 질병 재발 위험이 감소함을 보여준다"면서 "이 데이터는 린파자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는 진단 직후 생식세포 BRCA 검사의 중요성을 더욱 강화한다"고 밝혔다.
OlympiA 연구의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에 대한 분석 결과 린파자는 위약에 비해 사망 위험을 32% 감소시켰다(HR=0.68 [98.5% CI, 0.47-0.97]; p=0.009). 3년 생존율은 린파자군 92.8%(95% CI, 90.8-94.4), 위약군 89.1%(95% CI, 86.7-91)였다.
OlympiA 임상운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영국 암연구소 및 런던 킹스칼리지의 앤드류 터트(Andrew Tutt) 교수는 "OlympiA의 최신 결과는 특정 유전형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유방암 대부분 초기 단계에서 식별되며 많은 환자에서 결과가 좋지만 진단 시 질병 위험이 더 높은 사람들에서는 암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을 수 있다"면서 "OlympiA는 린파자가 재발 위험을 감소시킬뿐 아니라 BRCA 변이를 가진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전체 생존을 개선함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수잔 갈브레이스(Susan Galbraith) 종양학 R&D 부사장은 "이번 결과는 린파자가 생식세포 BRCA 변이 조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 방식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뒷받침해준다"면서 "또한 PARP 저해제가 조기 유방암에서 생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안했으며, 이는 조기에 암을 치료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이 중요함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한편 린파자는 1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OlympiA 결과를 바탕으로 선행 또는 보조 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은 생식세포 BRCA 변이 HER2 음성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의 보조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있는 생식세포 BRCA 변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성인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허가 받았으며, 조기 유방암 적응증은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