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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코로나에 불안한 개원의들 "휴진하려니 고정비만 월 1000만원, 환자수 감소까지 이중고"

    중국등 여행력 확인하지만 2차, 3차 감염에 무증상까지...메르스 때 실제 내원일수 -1.1% 감소

    기사입력시간 2020-02-05 05:33
    최종업데이트 2020-02-05 09:1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최근 2주 이내 중국에 다녀오셨나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위험 지역에 다녀오신 적이 있나요? 다른 해외 여행을 다녀오신 적은 없나요?”

    A의원 원장은 사전에 검사 예약된 환자를 모조리 ITS(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를 실행해 중국 방문 여부를 검색하고 있다. 그러던 중 중국 위험지역을 여행한 사람이 예약 환자로 떴다. 직원을 통해 환자에게 즉시 전화 걸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를 걸어 먼저 상담을 받아보라고 안내했다. 환자는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일단 예약한대로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A원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개인의원은 사실상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다. 이미 2차, 3차 감염까지 나왔고 환자가 해열제를 먹고 돌아다니기도 했다"라며 "확진환자가 오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데다, 언론에서 주홍글씨가 새겨져 아예 환자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다”고 말했다.
     
    B의원 원장도 환자를 접수할 때마다 ITS로 여행력을 조회해보고 있다. 매번 고혈압약을 받아가는 환자가 중국에서 귀국한 것을 보고 간호사가 어떻게 할지를 물었다. 환자의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무증상 감염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에 B원장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의 진료조차 불안해서 일단 환자를 인근의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고 돌려보냈다. 
     
    그는 “진료를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크다. 현재로선 1,2주 휴진이라도 하고 싶지만 월 고정비가 1000만원이 넘다 보니 그럴 수가 없다”라며 “일단 최대한 중국 방문 정보라도 확인하고 오는 환자들만이라도 받으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C의원 원장은 여행력 조회 외에도 모든 해외여행을 한 이력 자체를 확인해보고 있다. 16명의 확진자 중에서 일본과 태국에서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에게 열이라도 나면 일단 신고대상이라고 하고 선별진료소로 안내한다. 일부 환자들이 신고대상이 아니라며 돌아오기도 하지만, 찝찝하게 환자를 떠안고 있는 것보단 낫다고 판단했다. 의료법 위반이더라도 진료거부를 하고 싶을 정도다.  
     
    그는 “해외여행 다녀온 사람 자체를 진료거부하고 싶다. 하지만 설날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워낙 많다"라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 언제 끝이 보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환자가 1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환자 급감으로 이중고가 예상된다. 실제로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한해 의원의 내원일수는 5억2136만9000일로 전년대비 1.1% 줄었다.  

    대한의사협회와 지역의사회 등 의료계는 확진환자 방문으로 폐쇄한 의료기관의 손실보상을 주문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환자수 감소는 일선 의료기관이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수미 성남시장은 관내 939개 의료기관에 중국을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환자의 진료 요청을 거부하지 말아달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개원의들은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는 더 줄고 그러면서도 확진환자가 올까봐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라며 “보다 강력한 방역대책과 중국 전면 입국제한 등으로 하루빨리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진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