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반대하는 이유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이 6월 국회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7월 국회에서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와 보건복지위가 기존 CCTV의 수술실 출입구 설치가 아닌 수술실 내부 설치를 기본 전제라고 밝히면서 법안심사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의 폐해는 무엇일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①감시하는 사회는 공공에 대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다- 문석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이 6월 국회 국회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7월 국회에서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와 보건복지위가 기존 CCTV의 수술실 출입구 설치가 아닌 수술실 내부 설치를 기본 전제라고 밝히면서 법안심사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들의 대다수가 찬성하는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의 폐해는 무엇일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①감시하는 사회는 공공에 대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다- 문석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메디게이트뉴스] 하이데거의 ‘이정표’ 중에 “올바름을 내적으로 가능케 하는 것이 태도의 열린 자세라면 태도의 열린 자세는 자유에 근거하고, 자유는 단순히 인간의 속성이 아닌 인간을 비로소 인간이게끔 하는 본질이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선과 악이라는 인류의 절대 명제 앞에서 자유라는 정의를 내릴 때 종종 인용되곤 합니다. 인간은 자유로울 때 공공에 대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고, 그게 올바름의 기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입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법안 중에 이른바 ‘수술실 CCTV 설치법’이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병원의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게 하는 법안입니다. ‘권대희 군의 의료사고 및 사망사건’에서부터 최근에 인천 모 척추병원에서 대리수술 의혹이 발생하면서 수술실의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설치를 주장하기 보다는 장단점을 고려해 공공에 이로운 쪽을 선택해야 합니다. 수술실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자유가 의사에게 주어져야 하는 공간입니다. 의사로 하여금 감시하고 통제하는 분위기에서 최선을 결과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인간의 본질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또한 의사는 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해야 합니다. 만일 CCTV로 인해 수술실에서 개인의 민감한 부위가 노출돼 있는 CCTV 영상이 해킹되거나 유출되어 SNS나 블로그에 퍼진다면 해당 환자의 삶은 피폐해질 것이고, 이는 탈의실에 CCTV가 있는 것 보다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것입니다.
옛 속담에 10명이 지켜도 도둑 하나 막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 알아서 보안을 철저히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하기에는 현재 세계 최고의 IT기업도 해킹으로 정보가 유출되는 실정입니다.
의사들이 환자의 개인 정보를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의사도 사람이기에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자 하는 환자에 대한 올바른 마음이지요. 이 마음이 의심받고 왜곡돼 평가되는 현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불법적인 의료행위는 차단하면서도 의료혜택을 국민들이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합니다.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정부와 의료계는 협의체를 구성해서 이를 논의해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몇몇 의사들의 일탈에 대해서는 재고의 여지도 없이 의료계가 처단하고 응징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환자를 먼저 생각한다면 수술방에 성급히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재고돼야 할 것입니다. 감시하는 사회는 공공에 대한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