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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우(Tau) 항체에 발 담그다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기사입력시간 2020-10-30 06:27
    최종업데이트 2020-12-21 23:01

    사진: Diagram of how microtubules desintegrate with Alzheimer's disease(자료=Alzheimer's Disease Education and Referral(ADEAR) Center)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알츠하이머병(AD)과 종교 전쟁이란 말이 있다. 'Baptist vs. Tauist'가 서로 전쟁 중이란 우스개 소리이다. AD는 베타-아밀로이드(Amyloid β, Aβ)로 구성된 노인성 플라크와 타우(Tau)단백질이 주성분으로 이루어진 신경섬유덩어리(Neurofibrillary tangles, NFT)가 뇌세포를 손상시켜 치매를 일으킨다. 이와 같은 AD의 발생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밀로이드 가설'이다. 여기서 Beta Amyloid Precursor, 'Baptist'라는 말이 나왔다. 이 가설에 따르면 Aβ가 먼저 쌓이고 이어 타우(Tau)단백질에 영향을 줘 뇌세포가 손상돼 결국 AD가 발생하기에 타우가 중요하다는 'Tauist'가 생긴 것이다. 실상 AD의 임상증상은 Aβ의 노인성 플라크보다는 타우 NFT로 더 잘 설명이 된다. 타우가 과인산화(hyperphosphoryation)되면 응집되면서 신경세포를 망가뜨린다. NFT는 기억력과 연관된 부위에 먼저 침착되기 때문이다. 응집된 타우는 AD 환자 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병리단백질이다.

    아델(대표 윤승용)과 오스코텍 (대표 김정근·윤태영)은 AD 치료제 공동연구개발계약을 체결했다고 10월 21일 밝혔다. 이 계약은 아델이 개발해 온 타우 항체 'ADEL-Y01'을 향후 오스코텍과 AD를 비롯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로 공동연구개발 및 상업화하기 위해 체결됐다. 오스코텍은 보스턴에 설립한 자회사 제노스코를 통해 레이저티닙을 개발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한 경험으로 유명하다.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 유한양행을 거쳐 지금은 얀센이 비소세포폐암 임상3상을 시작했다.

    오스코텍이 왜 항체에 발을 담그는 가? 오스코텍이 올해 3월 윤태영 박사를 영입하고 저분자화합물 신약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바이오신약까지 저변과 역량을 확장해 가는 중요한 이정표를 이번 계약으로 만든 것이다. 역시 항체 신약이 제약사로 우뚝 솟으려면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영역이기 때문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하 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이 Chem(Cell Press)에 발표한 'Key Physicochemical and Biological Factors of the Phase Behavior of Tau'논문 발췌 

    왜 타우인가? 무엇보다 아밀로이드 가설에 의거, Aβ를 치료의 표적으로 삼은 여러 임상연구를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sai)의 AD 치료 후보물질인 아두카누맙(aducanumab)은 Aβ를 표적으로 삼는 인간 단일클론항체에서 유일하게 치료제 가능성이 존재한다. 왜냐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두카누맙의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지난 8월 7일 접수해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에 따른 심사 기한을 내년 3월 7일까지로 정했고 가능하다면 신속 심사를 통해 조기에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뱁티스트의 마지막 희망이다.

    타우는 신경세포(neuron)의 세포체에서 길게 뻗어나온 가지인 축삭(axon)을 이루는 미세소관 필라멘트(Microtubule filament)의 핵심 구성요소 단백질이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타우는 신경돌기성장, 축삭수송, 미세소관 역동성에 관여한다. 병리학적인 상황에서는 타우가 과인산화 돼 타우 단백질이 엉켜 NFT를 만들고 미세소관 기능 이상이 생긴다. 뇌척수액의 타우는 발병 초기부터 발견되며 그 양이 병의 진행과 함께 점차적으로 증가한다. AD 환자들의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 CSF)을 분석해 보면 Aβ1-42는 그 농도가 3배 정도 감소해 있고 타우의 농도는 3배 가까이 증가해 있기에 AD를 진단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biomarker)로 현재 쓰이고 있다.

    타우 단백질은 어떻게 구성돼 존재하는가? 한개의 타우 유전자가 RNA 수준에서 재조합을 통해 6개의 작은 차이의 다른 단백질이 뇌에서 발현된다. 그중 '2N4R'이라고 이름 지은 가장 큰 단백질이 441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었다. 특이하게 프롤린(proline)과 라이신(lysine)의 함유량이 많아 20%나 된다. 특이한 이런 함량은 단백질의 유연성을 높이고 병리학적인 crosslinking과 서로 엉키는 NFT가 만들어지도록 도우는 것 같다. 타우의 N-말단에 세포막과 결합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이어 프롤린이 풍부한 분부과 microtubule binding domain(MBD)이 존재하고 C-말단으로 이어진다. 정상 상태의 타우는 내재적으로 무질서(intrinsically disordered)하고 틀이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X-ray crystallography등 구조생물학적 접근이 어려운 단백질이다.

    타우에는 다수의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이 일어난다. 특히 이론적으로 85개의 인산화 가능한 아미노산이 존재하고 인산화의 증가는 비정상적인 타우의 특징이며 microtubule에서 떨어져 나온다. 세포에 존재하는 타우는 lysosomal/autophagy pathway와 proteasome-mediated pathway들을 통해 분해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과잉으로 존재하는 비정상적인 타우를 이들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때 신경세포에 독성을 야기하는 것이다.

    AD 환자들의 뇌를 병리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발병 초기의 환자에서 NFT는 entorhinal cortex의 circumscribed area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며 AD의 진행 정도에 따라 NFT가 그곳에서 가까운 hippocampus와 cortex로 방향성을 두고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점차적으로 퍼져간다. 병리가 관찰되는 뇌 부위 및 단백질의 종류는 다르지만 PD나 ALS 등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다른 신경퇴행성질환에서도 이와 같은 spreading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최근 Aβ 타깃 항체에 이어 타우 항체의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물론 세포내에 존재하는 타우 단백질에는 항체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변형된 타우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를 퍼져 나가기에 항체 치료제 개발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정상 타우에는 영향 없이 변형하여 퍼져 나가는 병적인 타우만을 선택적으로 타킷하는 항체를 개발하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지난해부터 선두 주자로 타우의 N-말단을 타깃하는 항체(고수라네맙)의 'first-in-human' 데이터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타우 항체 개발도 초기 실패가 연속되고 있다. 애비브와 바이오젠이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PSP)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타우 항체(ABBV-8E12, BIIB092)의 임상2상 진행을 2019년 연속적으로 중단했다. PSP는 희귀질환으로 분리되고 타우 병리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빠른 개발 가능성 때문에 더 기대를 모았던 타겟이다. 하지만 두 큰 회사가 경도인지장애(MCI)나 경증 AD 환자들에 대한 임상2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의 AC이뮨(AC Immune)이 제넨텍과 협력해 개발 중인 AD 치료제 '세모리네맙(Semorinemab)'의 임상 중간단계 시험에서 목표 충족에 실패하면서 지난 9월 24일 주가가 45%가량 하락했다. AC이뮨과 제넨텍이 초기 AD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세모리네맙의 임상2상 시험에서 1차 및 2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실패를 경험한 3개의 타우 항체는 모두 N-말단을 타깃하는 항체라는 공통점이다.

    아델의 항체는 어떤 차별점을 지녔는가? 실패를 경험한 N-말단 항체들과 비교해 차별화된 에피토프(epitope)를 표적한다. 무엇보다 후보 에피토프를 선정할 때 치매 동물모델에서 기억/병리 개선 효과가 가장 좋은 특정 에피토프를 선택한 것이다. 280번째 라이신(K280)과 K174의 아세틸화된 타우가 병리 전하(propagation)에 중요한 형태라는 것이 보고되었다. 'ADEL-Y01'은 아세틸화된 타우(acK280)를 억제하는 항체 후보물질이다. 타우 응집에 따라 K280 아세틸레이션이 올라가며, 알츠하이머병, 피질기저핵변성(corticobasal degeneration), 진행성핵상마비(PSP) 등에서 증가한다는 논문이 보고됐다['Acetylated tau, a novel pathological signature in Alzheimer's disease and other tauopathies', Brain. 2012 Mar; 135(3): 807–818].

    왜 뇌를 겨냥하는 항체들이 계속 실패하는가? 그 동안의 항체 후보들이 뇌혈관장벽(BBB) 통과를 위한 특별한 조작 없이도 동물모델에서 어느 정도의 PD 효과는 보였다. 어느 약이든지 그 약물이 타겟 기관에 도달해야 약리 작용이 일어난다. 결국 CNS 항체가 약으로의 성공 여부도 BBB 통과를 어떻게 '더' 잘하여 뇌에 도달할 것인가에 달려있다. 그런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Transferrin Receptor를 기반으로 하는 Denali와 IGF-1R을 기반으로 하는 ABL의 BBB 셔틀 플랫폼이 있다. 'ADEL-Y01'은 처음부터 BBB 셔틀을 적용해야 되지 않을까? 'Micro-dialysis'를 이용한 영장류 CNS PK 시험을 통해 항체가 얼마나 충분히 뇌 안에 존재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ADEL-Y01'은 타우 응집과 전파, 제거 효과 측면에서 N-말단을 타깃하는 다른 항체들과 비교해 탁월한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타우 항체에 발만 담그는 것을 뛰어넘어 깊이 빠져서 장벽을 넘어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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