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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목동병원 사건 항소심, 검찰 "분주 과정에서 손 오염 가능성…전문가 감정서도 증거 불충분"

    재판부 "간호사 분주 행위와 시트로박터균 감염 패혈증 사망 인과관계 증명할 것" 요구

    기사입력시간 2019-11-06 18:35
    최종업데이트 2019-11-10 11: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항소심에서 검찰은 분주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의한 패혈증이 사망원인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들(교수 3명, 전공의, 수간호사, 간호사 2명)의 과실과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처벌 근거가 된다며 이를 증명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는 분주 과정에서의 다양한 오염가능성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부장판사 정종관)는 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7명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의사 출신의 장준혁 검사가 무죄 선고에 항소하며 유죄를 주장하는 PPT 발표를 진행했다. 검사는 “올해 2월 피고인 7명에 대해 전원 무죄가 선고됐다. 피고인들의 과실이 대부분 인정됐으나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나왔다. 정확한 판단이 누락됐다”라며 “간호사들이 분주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검체, 싱크대, 주사기 등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균의 유전자형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검사는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피고인들의 과실과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의 인과관계 여부다. 당시 주사 준비 과정에서가 아니라 사후적으로 오염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폐기물 안에서 검체를 수거해 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1심에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검사는 “그러나 수액줄 길이는 1.5m에 달한다. 수액줄 끝에 쓰리웨이가 닫혀있는 상태로 추정됐고 균이 수액줄을 타고 이동할 가능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이었는 데도 막연히 오염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검사는 소아감염 전문가인 감정인 2인의 감정진술과 감정서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검사는 “이들은 역학 전문가가 아니고 소아 환자를 사후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이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들과 서로 바라보는 가중치가 다르다”라며 “감정인들은 대부분 진술에 의존하고 있고 막연한 추측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별한 증거 없이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시트로박터균의 사후 오염 가능성을 크게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정인은 진술에서 대부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망원인을 판단할 수 없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했다”라며 “감정서 두 개가 가장 중요한 증거로 재활용하면서 판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사는 “스모프리피드가 환아들에게 투여되고 나서 임상경과와 유전자 검사결과가 모두 시트로박터균 감염에 의한 사망을 증명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서도 분주과정에서 오염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검사 측은 이날 간호사의 분주 동영상을 판사들 앞에 제시했다. 무균 상태에서 분주를 하는 것은 아니며 주사기 등이 간호사 손에 계속 닿거나 오염된 균이 주사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모 교수와 전공의 변호인 이성희 변호사는 “감정인들이 동업자이고 비전문가라고 폄하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통해 70%의 가능성만 인정했다”고 했다.  

    심모 교수의 변호인인 유화진 변호사는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 증인신문 당시 손 오염에 따른 가장 흔한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손 오염이 아니라며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고 이야기했다. 수사 과정에서 시트로박터균은 스모프리피드에서 급격하게 증식을 할 수 있어서 더욱더 위험하다는 기재변경을 했다”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균은 단순히 세균 한 마리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확산한다. 농도차에 의해 급격하게 증식할 수도 있다”라며 “하지만 검찰이 수액줄 내에서는 균 증식이 불가능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분주 과정에서 오염된 것인지, 의료진의 어떤 과실에 의한 것인지 상당한 입증 단계가 있어야 한다”라며 “개별 분주행위가 있다고 하면 간호사 피고인 누구에게 과실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이들 각각 또는 전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물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추후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과실과 환자들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과실에서 만약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면 단순히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을 처벌할 수는 없다”라며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에서 조사가 충분히 돼있는지  증명해봐야 한다. 검찰 측에서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도 분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오염 가능성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분주 과정에서 다양한 오염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 검찰이 주장하는 감염 경로라면 제대로 오염 가능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항소심의 다음 공판은 1월 8일 오후 4시에 열린다.  

    2017년 12월 16일 오후 9시 32분~10시 53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집단으로 숨졌다. 피고인인 의료진 7명(조수진 교수 등 교수3, 전공의, 수간호사, 간호사 2)은 지질영양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에 따른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질병관리본부 역학보고서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보고서를 근거로 2018년 4월 4일 업무상 과실치사죄가 적용됐다. 이 중 의료진 3명(교수 2, 수간호사)은 법정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 13합의부는 올해 2월 21일 형사1심에서 의료진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전공의를 제외하고 의료진 6명의 오염 가능성을 높이는 분주행위를 막지 않은 주의의무 소홀은 인정했다. 하지만 스모프리피드 분주행위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오염에 따른 패혈증 사망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종합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