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단국대병원 응급실이 20일(내일)부터 비상운영 체제에 들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향대천안병원에 이어 단국대병원까지 응급실이 파행을 겪으면서 충남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순천향대천안병원과 단국대병원 응급실은 모두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충남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다.
19일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최근 단국대병원 응급실은 응급의학과 교수 1명이 과로로 인한 병가에 들어가면서 진료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병원 측은 긴급히 응급의학과 전문의 구인에 나서는 한편, 병원내 타과 전문의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향후 2주간 응급실을 비상운영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야간 근무를 하고, 타과 전문의들이 주간 근무를 맡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단국대병원 응급실은 지난 2011년 충남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다. 2016년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충남 지역 응급의료체계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정부가 의대증원 2000명을 발표한 이후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문의 인력으로 근근히 버텨오던 응급실은 결국 1명이 빠지게 되면서 비상진료 체제가 불가피해졌다.
최근 응급실 의료진 이탈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선 병원들은 단국대병원처럼 응급의학과가 아닌 타과 전문의에게 응급실 근무를 맡기는 형태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응급실 전면 폐쇄까지 이뤄졌던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이후 내과·외과 교수들과 순천향대중앙의료원 산하 타 병원 소속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빈자리를 채우며 급한 불을 껐다.
최근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잇따라 사직한 국립중앙의료원 역시 정부에서 군의관 2명을 파견받고 타과 전문의를 응급실 전담의로 돌리는 등 응급실 진료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같은 응급실 위기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브리핑에서 “응급의학과 외에 다른 전문과목 인력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을 타과 전문의로 대체하는 방식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는 “타 과 전문의는 응급실로 몰려오는 다양한 응급, 비응급 환자들을 빠른 시간에 진료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데 있어선 응급의학과 전문의들 만큼의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자신의 전문과목 진료 대상인 환자는 진료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에 대한 대처를 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