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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에서 상반된 안젤리나 졸리 효과

    [해외] 유방절제술, 한국 늘고 미국 그대로

    기사입력시간 2016-12-22 06:57
    최종업데이트 2016-12-22 14:26

    사진: 안젤리나 졸리(출처: Luke MacGregor/Reuters)


    안젤리나 졸리의 과감한 예방적 유방절제술 소식이 전해진 후 미국과 한국 모두 BRCA 유전자 검사가 늘었지만, 수술에 있어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졸리는 지난 2013년 자신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BRCA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암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절제술을 받은 바 있다.

    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예방적 유방절제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국은 안젤리나 졸리 효과 글쎄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의학대학원(HMS) 보건정책과가 발표한 연구 '2013년 5월 졸리의 뉴욕타임즈 사설 게재 후 BRCA 검사 및 유방절제술 시행률 변화 관찰 연구'를 보면 미국에서는 수술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보험에 가입된 18~64세 성인 여성 약 950만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BRCA 유전자 검사는 분명히 증가했다. 졸리의 수술 결정 사설이 게재되기 15일 전과 15일 후를 비교했을 때, 검사건수가 65% 증가했다(여성 10만 명당 0.45건 증가, P<0.001).
     

    [그래프1] 안젤리나 졸리의 사설이 게재된 2013년 5월 14일 전후 각 15일간 BRCA 검사 시행률과 전년도 같은 기간의 검사 시행률 비교(출처: the bmj)
     
      2012 2013
    사설 15일 전 0.58 0.71
    사설 15일 후 0.55 1.13
     [표1] 안젤리나 졸리의 사설이 게재된 2013년 5월 14일 전후 각 15일 간 10만 명당 BRCA 유전자검사 시행건수
     

    총 건수로는 4500건이 증가한 것으로, 검사비로 따지면 1350만 달러(약 160억)에 달한다. 이런 경향은 그 해에 걸쳐 지속됐다.
     

    BRCA 유전자검사: Breast Cancer(유방암)의 약자로,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로 BRCA1과 BRCA2가 있다. 유방암 발생원인 중 유전적 원인이 5~10%를 차지하는데, 이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경우 유방암 및 난소암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일생 동안 60-85%의 유방암 발생 위험이 있으며, 50%의 유방암환자에서 반대편 유방에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BRCA1 돌연변이 보인자의 경우 26-54%, BRCA2의 경우 10-23%의 난소암 발생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유방절제술 시행률은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BRCA 검사를 한 여성 중 60일 이내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비율은 사설 전 10%에서 사설 후 7%로 떨어졌다.

    이는 사설을 보고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여성들이 사설 전 검사를 받은 여성보다 BRCA 돌연변이 보유확률(pre-test probability)이 낮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래프2] 안젤리나 졸리의 사설이 게재된 2013년 5월 14일 전후 월 유방절세술 시행률과 전년도 같은 기간의 절제술 시행률 비교(출처: the bmj)
     

    연구팀은 "연예인의 언급은 보건서비스 이용에 즉각적이고 큰 영향을 미쳐 이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순 있지만, 가장 위험에 노출된 관련 하위집단을 효과적으로 타깃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이 연구는 시행된 유방절제술이 예방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전체 유방절제술 시행률은 변화가 없었더라도 BRCA 양성 여성 사이에서 예방적 수술이 증가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4일 영국의 의학저널사이트 The BMJ에 게재됐다(BMJ 2016; 355 doi: http://dx.doi.org/10.1136/bmj.i6357).

     
    한국은 안젤리나 졸리 효과 뚜렷

    국내에서는 안젤리나 졸리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연간 BRCA1 검사건수는 약 3배,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약 5배 증가했다.

    지난 10월 한국유방암학회가 심평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간 BRCA1 검사건수는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늘었다.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그래프1] 국내 BRCA1 유전자 검사 건수 추이(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내 예방적 유방절제술 증가 여부는 전국 28개 대학병원이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돌연변이 보인자 7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알 수 있다.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최근 3년간 5배 급증했다. 양측 난소절제술 건수 역시 4.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2] 한쪽 유방암 있는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수술 건수 추이(출처: 한국유방암학회)

    이처럼 미국과 한국이 서로 다른 결과를 보인 이유는 한국 사회가 유명 연예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라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미 HMS 관찰연구논문 원문보기:

    http://www.bmj.com/content/355/bmj.i6357


    안젤리나 졸리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My Medical Choice’ 보기:

    http://www.nytimes.com/2013/05/14/opinion/my-medical-choic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