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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법은 간호사 독식법, 위헌조항 많아 추가 논의 필요"…간호법, 법사위 2소위 회부

    정의와 의료법 사이 모호성 존재…간호조무사 업무 위법성 등 위헌요소 많아 2소위서 추가 논의

    기사입력시간 2023-01-16 21:35
    최종업데이트 2023-01-17 00:27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간호법안의 위헌적 요소를 일목요연하게 지적했다.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은 간호사가 다 독식하려는 내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위헌조항이 많다"며 "살다 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가 힘을 합치는 것은 처음 봤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발언)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법안소위에 회부됐다. 두 법안 모두 위헌성이 짙다는 게 법사위와 전문위원 측 판단이다.

    다만 법사위 전체회의는 양곡관리법의 2소위 회부를 결정한 김도읍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이석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호법을 둘러싼 쟁점은 법안의 모호성과 위헌 여부였다.  

    우선 법사위 유인규 전문위원은 간호법안이 모호한 조항들을 갖고 있어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유 전문위원은 "재정안은 다수 전문 의료기관과 의료기관 등의 범위에 관해 특정하고 있지 않다. 이에 의료법 제3조 1항에 따른 의료기관과 보건의료기본법  제3조 제4호에 따른 보건의료기관을 정의한다는 점을 정의 규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26조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 교육 전담간호사를 두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있다. 해당 규정은 의료법 제41조 2의 내용과 동일하다"며 "교육전담 간호사 제도와 관련해 간호법에서 규정할 것인지, 의료법에서 규율할 것이지 제도의 목적과 운영대상 등을 고려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호법의 위헌적 요소도 지적의 대상이 됐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 법은 솔직히 얘기하면 간호사가 독식하려는 내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위헌조항이 많다"며 "살다 살다 대한의사협회와 간호조무사협회가 힘을 같이 합치는 것은 처음 봤다. 법체계의 일관성도 모호하고 위헌조항도 있기 때문에 제2소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간호조무사 응시자격 학력상한 ▲지역 장기요양기관에서 간호사 고용 강제화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상대적 격하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조 의원은 "간호법은 간호조무사의 학력상한을 제한한다. 자격증을 따는 데 학력 하한을 제한하는 경우는 있어도 학력상한을 제한하는 법은 처음 본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간호조무사는 간호학원과 간호특성화고교 졸업자로 학력이 제한된다.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는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법은 고등교육법상 자율적으로 전문대가 간호조무과를 개설 할 수 있음에도 이런 자격 제한을 둠으로써 실질적으로 간호조무사가 전문대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위헌이고 이해관계의 충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특히 법안이 통과되면 간호조무사의 업무가 불법이 된다. 지역사회에서 간호조무사는 촉탁의 지도 하에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법이 통과되면 간호사를 보조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지역사회 장기요양기관에서 간호사를 반드시 고용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는 명백한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다. 타 직군과의 이해관계가 침해되는 제로섬의 경우는 충분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협회를 격하시키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법안에 따르면 간호협회는 대통령령으로 인정하는 공식기관이 되고 간호조무사협회는 '만들 수 있다'로 해서 굉장히 격을 낮추고 있다. 누가 이걸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제2소위에 회부해달라"고 덧붙였다. 

    의사면허취소법도 위헌 요소가 또 다시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해당 법안은 의사의 직무와 관련성이 전혀 없는 범죄에 대해서도 결격 사유를 규정하고 면허취소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헌법상 기본적인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따라서 이 부분을 어떻게 관련 범죄로 한정할 것인지, 위헌성 여부를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 등 논의를 2소위로 회부해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도읍 위원장

    한편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는 양곡관리법의 2소위 회부를 결정한 김도읍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이석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그동안 관례를 봤을 때 2소위에 가면 늪에 빠지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심의가 어렵다. 그나마 전체회의에 계류시켜야 상식적인 토론을 할 수 있다"며 양곡관리법의 전체회의 계류를 주장했다. 

    같은 당 김의겸 의원도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2소위로 넘기는 것을 보니 이후 간호법 등도 그냥 2소위로 회부시키려는 것 같다. 방송법과 간호법을 2소위에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도읍 위원장은 "일부 전체회의에 계류시키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2소위로 넘겨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날치기 처리도 문제가 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해 항의했고 여야 의원들간 고성이 오갔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오후에 회의 파행을 유도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지금 파행을 유도하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야당 의원들은 이대론 회의가 진행될 수 없다면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