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내과학회(ACP)가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당화혈색소(HbA1c) 목표를 기존 6.5~7% 미만에서 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7~8% 수준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를 6.5%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생활습관조절로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즉시 혈당강하제를 시작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내과학회는 6일 공식 학회지인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비임신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을 위한 약물 치료 목표에 관한 지침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학회는 영어로 발간된 국가 가이드라인과 함께 미국임상내분비학회 및 미국내분비학회(AACE/ACE), 미국당뇨병학회(ADA), 스코틀랜드 대학간 가이드라인 네트워크(SIGN), 미국 국방부 및 원호부 등 흔히 사용되는 가이드라인 4개를 리뷰했고, 그 결과 4가지 지침서(Guidance Statement)를 공개했다.
먼저 임상의사는 약물요법의 혜택과 위해, 환자의 선호도, 환자의 전반적인 기대 수명, 치료 부담 및 치료 비용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를 맞춤 설정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에서 당화혈색소 수치를 7~8%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학회는 "대부분 가이드라인에서 당화혈색소 타깃 7~8%의 이론적 근거로 5개 연구를 언급하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보면 이들 연구에서 치료 목표를 7% 미만으로 했을 때 8% 미만보다 5~10년 뒤 사망 또는 대혈관 사건을 줄이지 못했으나, 저혈당을 포함해 상당한 유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은 목표치(6.5~7%)를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에서는 더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치료 몇년 뒤 대혈관 사건 발생을 감소킨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감소에 대한 근거에 일관성이 없고, 상당한 수준의 감소를 보이지 못했으며, ACCORD 연구에서는 6.5% 미만을 목표로 했을 때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당화혈색소 수치 6.5% 미만을 달성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를 절제(deintensifying)해야 한다.
학회는 "당화혈색소 6.5% 미만을 목표치로 한 ACCORD 연구에서 가장 낮은 수준(6.4%)을 달성했지만 전반적인 사망과 심혈관 관련 사망, 심각한 저혈당 사건으로 조기 중단됐다"며 "ADVANCE 연구 역시 실패했는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 혜택을 찾지 못했고, 당화혈색소 중앙값이 7%일 때보다 6.4%일 때 부작용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더 낮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환자 부담을 증가시킨다"면서 "환자가 당화혈색소 6.5% 미만을 달성하면 용량을 줄이거나 약물 치료를 중단해 치료를 절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는 반드시 고혈당증 관련 증상을 최소화하고, ▲고령으로 기대 수명이 10년 미만인 환자(80세 이상) ▲요양원에 있거나 치매, 암, 말기 신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울혈성심부전과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혜택보다 위해가 높을 수 있어 당화혈색소수치를 목표로 하지 않아야 한다.
이와더불어 학회는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치료 목표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며, 임상의는 환자에게 운동과 체중 감량, 금연, 기타 생활 습관 변화의 중요성을 환자에게 강조해야 한다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