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의대를 세계의학교육기관 목록(WDMS)에 등재하려고 한 사실에 대해 의료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허위 사실에 근거해 외교문서를 작성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파면하고 부작용만 양산하면서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친한방 정책을 폐기하라"고 밝혔다. (아래 외교문서 전문)
병원의사협의회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지난 2018년 6월 7일 한의대를 WDMS에 등재시켜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세계의학교육협회(WFME)에 보냈다. 해당 서신 내용을 확인 하기 위해 병의협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복지부는 거부했고 결국 서울행정법원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해당 서신이 공개됐다.
서신을 살펴보면 총 4가지 이유를 들어 한의대의 WDMS 등재를 부탁하고 있는데 가장 근본적 근거는 한의사가 독립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의사(legitimate medical doctors)이고, 한의대 커리큘럼은 과학의 원칙에 기초한다는 점이었다.
또한 한의사 면허를 정부가 관리하다는 점과 중의대가 WDMS에 등재돼 있기 때문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도 부각됐다. 이에 대해 병의협은 복지부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의협은 "한의사는 한의학적 원리에 기초해 교육받고 있고, 한방 의료만을 독립적으로 실행할 수 있다"며 "서신 발송 몇 개월 뒤 중의대오 WDMS에서 퇴출 됐다"고 말했다.
즉 서신에 나와 있는 해당 표현들이 대부분 허위 사실이라는 것. 특히 해당 내용이 한의사들의 미주지역 진출을 위해 201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미주지역 한방 의료기관 진출 전략 개발’ 보고서와 거의 일치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병의협은 "이번 서신 사태는 한의사들의 미주 지역 진출을 위해서 정부가 무리하게 나선 것"이라며 "한의사들이 MD 명칭을 사용하고 WDMS에 한의대를 등재시키려는 진정한 목적은 아마도 미주지역 진출 목적뿐만 아니라 한방의 의과 영역 침탈의 명분으로 삼기 위함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관련 담당자들이 대부분 변경됐다. 해당 내용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내부 논의 후 입장을 내 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