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치료에 한의약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예상된다.
앞선 사스(SARS)와 메르스(MERS) 사태에서도 한의약 병행치료가 효과가 있었다는 견해인데, 아직 제대로 된 치료제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29일 오후2시 한의협회관 5층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우한폐렴의 효과적 예방을 위해 한의사가 치료에 적극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감염증 확진환자의 한의약 치료 지침 마련을 위해 확진 환자에 대한 한의사의 직접 진찰과 함께 확진과 의심환자에 대한 한의약 치료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앞서 중국 사스와 메르스 창궐 시 한의약 병행치료가 의학적 단독치료보다 효과가 탁월했다.
최 회장은 "사스 종결 후 홍콩중국대학 중의학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에는 한약 복용을 원한 의료진과 그렇지 않은 의료진의 사스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복용 의료진은 발병률이 전무했다. 그러나 미복용 의료진은 64명이 사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중국 국가위생및계획생육위원회가 직접 나서 증상에 따른 한약 처방 내용이 담긴 '2015 메르스 진료지침'을 공개하고 감염확산을 미연에 방지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우한폐렴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에서 한의약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게 한의협의 입장인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한의협의 이 같은 주장에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 감염 확산에 따른 대국민 공포가 만연하는 상황을 틈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한의약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도 효능이 있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효과가 전혀 입증되지 않은 한의약을 치료에 쓰자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직역 이기주의"라고 말했다.
특히 우한폐렴에 대한 지역 사회 확산이 염려되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시기 상 적절치 않다는 게 김 위원장의 견해다.
김 위원장은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정보만을 전해도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약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을 치료에 활용하자는 주장은 전문가로서 용납할 수 없다"며 "의료계는 해당 견해에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의협은 '우한폐렴 한의약 참여제안'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특정 매체의 취재와 인터뷰를 일절 봉쇄했다. 본지 역시 기자회견 참석을 거부당해 대한의사협회 출입기자단의 도움으로 관련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