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내정한 것을 두고 의료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코로나 방역 대응 경험도 풍부한데다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행정적으로 잘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건의료가 아닌 복지 전문가들이 장관직을 맡아 오면서 보건복지부가 상대적으로 의료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의료 현장의 현실과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능통한 의료 전문가가 보건복지부를 이끌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리더십에 소통 능력까지 능통…감염병 사태 극복할 전문가
정호영 장관 내정자의 경북의대 동기인 경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장유석 의장은 "정 장관 내정자는 의대 본과 재학 시절 과대표를 줄곧 할 정도로 리더십과 소통에 능통한 친구로 동료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며 "병원장 시절에도 노조 문제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 소통의 달인답게 슬기롭게 어려움들을 극복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병원 이사와 상급종합병원협의회 감사를 역임하면서 전체적인 의료 시스템에 능숙하고 학문적으로도 외과 이외 의료정보학을 전공해 의료통계에도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정호영 장관 내정자가 향후 지속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인사라는 주장도 나온다.
장 의장은 "그는 2020년 초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첫 코로나19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질 때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중환자 진료에 운영체계 기틀을 잡았다"고 했다.
장 의장은 "당시 그는 부족한 코로나 의료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전문성이 필요한 중증환자치료에 자체인력을 할당하고 외부자원봉사 의료진은 선별진료소와 환자검진에 중점을 뒀다. 생활치료센터 3곳의 경증환자치료에도 경북대병원 의사들이 적극 파견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적응을 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 내정자가 코로나 시국에 걸맞는 장관 후보자라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초창기에 직접 방역 대책을 주도했고 오랜 의료행정 업무를 경험했다. 그는 다가올 또 다른 유행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후속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지방의료 격차·기피과 현상 등 고질적인 의료 현장 어려움 정책으로 녹여낼까
정 장관 내정자가 외과 전문의이면서 지방국립대병원장을 역임했다는 측면에서 고질적인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정책으로 잘 녹여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지방 의료격차와 필수과 기피현상 등 문제를 정 장관 내정자가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병원 한 교수는 "그동안 복지 전문가들이 장관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의료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행정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며 "기피과 현상과 지방의료의 열악한 현실 등 문제들을 정 장관 내정자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정 장관 내정자가 실제 임상 경험을 토대로 의료계의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에 대한 마무리가 남아있고 그 외에도 기피과나 필수의료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료 현안들이 숙제로 많이 남아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에 앞장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가 아닌 타 직역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한데 장관 내정자가 홍보실장과 병원장 등을 거치며 전반적으로 굉장히 소통 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있다"며 "앞으로 의료계와 더 잘 소통하고 현장의 어려움들을 반영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를 적극 등용하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발맞춰 여러 분야에 맞는 다양한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정 장관 내정자의 경북의대 후배인 의료계 관계자는 "전 장관 내정자가 코로나 초창기에 방역에 참여하긴 했지만 지금은 그때와도 상황이 많이 다르고 전체적인 맥락에서 변화 속도가 빠르다"라며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백신, 검사, 처치, 중환자진료 등 각 분야 실무 전문가들을 다양하게 등용해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 수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