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제공
10월부터 토요일 오전에 진료 받은 환자들은 본인부담금이 늘어난다.
65세 이상 노인정액제로 골치가 아픈 상황에서 토요일 오전 진료비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동네의원들은 민원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내달 3일 토요일 오후 1시 이전에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가산금 500원을 포함해 5200원을 본인부담해야 한다.
복지부는 2013년 9월까지 토요일 오후 1시 이후 진료받은 환자에 한해 기본진찰료의 30%를 가산하는 토요 가산제를 시행했지만 10월부터 토요일 오전 진료로 가산제를 확대 시행했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동네의원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자 이를 보존하고,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의원과 약국의 토요일 오후 가산을 전일 가산으로 확대한 것이다.
다만 정부는 토요가산 오전 확대로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이 늘어남에 따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해 왔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환자 가산금 전액을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고, 2014년 10월부터 2년에 걸쳐 1년에 500원씩 가산금을 환자가 추가 부담하도록 했다.
다시 말해 건강보험에서 시행 첫 1년간 토요일 오전 가산금을 100% 부담하고, 다음해에는 50%를, 그 다음해인 2015년 10월부터 환자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토요일 오전 초진을 받았다면 오후 진료와 마찬가지로 초진료 1만 4천원의 30%인 4200원에다 1000원의 가산금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노인정액제 민원도 많은데 토요일 가산되면 걱정"
그러자 동네의원들은 환자들이 마치 진료비가 인상된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토요일 전일 가산제 시행에 따른 본인부담금이 500원 추가된다고 해서 의원의 수입이 늘어나는 게 아니지만 환자들은 진료비가 인상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사협회는 이 같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해 동네의원에 배포할 계획이다.
의사협회 김주현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2일 "토요일 오전 진료시 그간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던 보조금이 다음달부터 중단됨에 따라 환자들은 5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환자들은 진료비가 인상된 것으로 생각해 민원을 야기할 수 있어 포스터를 제작, 의원에 배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요일 전일 가산제에 따라 내달부터 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이 늘어나면서 동네의원들, 특히 노인환자가 많은 지방 개원가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 생기게 됐다.
지방의 모 동네의원 원장은 "노인정액제 혜택을 볼 수 없는 노인들은 병원이 진료비를 과다청구한다고 따지기 일쑤여서 골치가 아프다"면서 "여기에다 토요일 오전 환자들에게 500원을 더 내라고 하면 민원이 폭주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보건복지부는 2001년부터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의 총 진료비가 1만 5000원 이하이면 1500원만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면 총액의 30%를 정률 부담하도록 하는 노인정액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준 금액을 1만 5000원으로 묶어 둔데다 비록 소액이긴 하지만 의료수가가 매년 인상되면서 총 진료비가 1만 5000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크게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만해도 초진료가 1만 4000원, 재진료가 10000원이어서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을 받으면 재진환자라 해도 1만 5000원을 초과하는 게 다반사다.
이 때문에 의료계는 노인정액제 구간을 2만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고, 복지부도 노환규 집행부 당시 의정 협의에서 개선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이행을 미루고 있다.
2010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한의원의 정액제 기준 금액을 2만원으로 올리고 본인부담금을 1500원에서 2100원으로 상향조정했지만 의원은 15년째 1만 5000원으로 묶어두고 있다.
다만 최근 정진엽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정액제 구간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조만간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제식 의원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의원에서 물리치료, 주사만 맞아도 1만 5천원이 훌쩍 넘어 노인을 배려한 정액제가 별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정액제 구간을 1만 5천원에서 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후보자는 "현실적으로 정액구간에 대한 지적이 맞는 것 같다"면서 "다만 이걸 고쳤을 때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