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간호학과' 의학계열로 전환하거나 간호계열로 독립해야

    간호대 설립 운영규정 강화로 제대로 된 교육 필요

    기사입력시간 2018-01-30 06:11
    최종업데이트 2018-01-30 06:11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신규간호사 현장 적응을 위한 간호교육 개선방안으로 현재 자연계열로 분류된 대학교의 간호학과를 의학계열로 전환하거나 간호계열로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의료기관 평가인중에 의료기관의 간호교육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과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지속근무환경마련을 위한 연속정책 간담회'를 29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신규간호사의 현장 적응을 위한 간호교육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화여대 간호대학 신수진 교수는 '신규간호사의 현장적응을 위한 간호교육 개선 방안' 발제를 통해 교육기관과 실습기관의 양적·지역적 불균형을 지적하며, "간호학과를 의학계열로 전환하거나 간호계열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단기간에 급증한 간호대학 입학정원으로 실습지 확보 등 실습 교육의 어려움이 심각하다"면서 "204개 간호학과 중 대학부속병원이 있는 간호학과는 41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르면 의과대학은 부속병원 또는 임상실습 협력병원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간호학과는 자연계열로 분류돼 교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고 그만큼 실습할 병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간호대 실습기관으로 선정 가능한 병원은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전국의 300병상 이상 병원은 164개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신 교수는 "대도시는 병원수가 교육기관수보다 많아 상대적으로 실습지 확보의 어려움이 적은 편이나, 지역으로 갈수록 그렇지 않다"라면서 "지역의 학생들은 실습의 질 저하라는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의대의 경우 규정에 따라 학생 8명에 교수 1명을 지정하고 있지만, 간호대는 20명당 1명의 교수가 있다"면서 "간호대 설립 운영규정을 의학계열로 전환하거나 간호계열로 독립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교수는 의료기관에 간호실습교육을 의무화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하고 부속병원이 없는 간호과에 실습병원 확보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 당 교원 수에 대한 교원 기준을 간호교육 특성에 맞춰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신 교수는 의료기관 평가인증 기준에 간호교육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관이 제대로 된 간호교육을 실시하려면 별도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간호 실습에 대한 의료기관 책무가 없다보니 학생 실습을 위한 전담교수가 없으며, 현장인력도 갖추지 않아도 된다"면서 "실제로 간호대 학생이 임상실습 중 명확하게 배정된 간호사의 지도를 받은 비율은 11%에 불과하고, 주로 관찰만 하다 실습이 끝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의료기관이 신규간호사 및 간호대학생 교육을 담당하는 프리셉터의 근무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고, 담당환자 수를 줄여 직접간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규 간호사를 교육하는 프리셉터 간호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신규간호사도 현장 적응을 위해 힘들게 노력하지만, 프리셉터도 바쁜 업무와 함께 교육을 담당하는 고충이 크다는 것이다.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세브란스병원 박현정 간호사는 "신규간호사를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경력간호사의 부담감도 어마어마하다"면서 "프리셉터를 위한 교육과정이 체계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간호사는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프리셉터의 신규간호사 교육은 최대 12주까지 걸린다"면서 "지도와 관찰, 인계 등의 과정에서 그 업무량과 부담감은 상당한 만큼 신규간호사를 위해 노력하는 프리셉터에게도 합당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른 해결책으로 신규간호사를 전담하는 전담관리자를 배치하거나, 인턴처럼 시뮬레이션 교육 후 간호사가 몇 가지 술기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신수진 교수도 "미국은 신규간호사 현장적응을 위한 NRP(Nurse Residency Program)를 통해 1년간 멘토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신규간호사의 의사결정능력, 비판적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일본은 신규간호 인력에게 졸업 후 임상훈련을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 훈련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제도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