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지난 8월 16일 본지는 ‘유전체, 다가온 미래 의학’ 책 출간을 기념해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50여명의 참석자들을 상대로 각 직역의 보건의료계 종사자들을 확인한 결과, 10여명의 참석자가 의대생이라며 손을 들었다.
의대생들은 이날 강의를 들은 이후에 저자에게 꽤 많은 질문을 했다. 저자인 테라젠이텍스 김경철 부사장은 미즈메디병원 가정의학과 진료를 하면서 기업에 속해있는 ‘딴짓하는 의사’다. 그는 새로운 연구 트렌드를 발견하더라도 임상을 놓을 수 없다는 생각에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은 진료실 밖에서 임상의사가 아닌 의사로 활동하려면 전공의를 마쳐야 하는지,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지,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을 물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의대에서 찾기 어렵다고 했다. 한 의대생은 “의사가 꼭 임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진로를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질문은 7월 본지가 전문가를 초청해 진행한 의대생신문 기자와 의대생 인턴 교육 때도 마찬가지였다. 의대생들은 급변하는 미래 의학 시대가 막연하면서도 두렵다고 했다. 의대생들은 다양한 진로를 모색하면서도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또한 '의료 인공지능' 책을 읽고 "인공지능이 앞으로 의사로 살아가는데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막상 의대에서 인공지능을 배우진 않는다고 했다.
실제로 의대 교육과정에 어느 정도로 의대생들의 궁금증을 반영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모의대는 교양수업으로 예과에서 코딩을 가르치기도 하고 모의대는 한시적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의대 선택교과 과정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을 교육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 겨울방학과 이번 여름방학에 선택실습 과정으로 본지 인턴기자를 경험한 의대생들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교육의 다양화를 꿈꿨다. 한 의대생 인턴은 “인턴 경험을 통해 병원 내에서 스승과 제자 관계가 아니라 외부의 시선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라며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진료실에서의 의사가 아닌, 다양한 입장을 생각해보는 과정이 중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대한의사협회지(JKMA) 기고를 통해 “의학 교육의 핵심은 시대의 전환점에서 미래 의료의 주인공들에게 어떤 격물적 인지를 제공하는 지에 있다”라며 “향후 의학교육은 지금과 같은 교훈적 교육이나 암기 위주의 교육을 지양해야 한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통해 협력하며 공감하고 도덕성을 발휘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의대생들은 여전히 매번 치러지는 시험과 의사국가시험을 준비하는 데 바쁠테지만, 어디선가 틈틈히 미래 의사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의대에서도 그들의 열정과 의지를 반영한 교육을 구상하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