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7월 1일부터 미국에서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8종이 추가로 출시된다. 알보텍 역시 7월 출시 경쟁에 합류하고자 했으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출발선에도 서지 못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2016년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나, 특허 문제로 7년간 판매하지 못한 채 기다려왔다. 오리지널사인 애브비(AbbVie)와의 계약에 따라 올해 1월 암젠(Amgen)의 암제비타(Amjevita)가 스타트를 끊었고, 나머지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들은 7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7월에 출시될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실테조(Cyltezo) ▲산도스(Sandoz)의 하이리모즈(Hyrimoz) ▲오가논(Organon)/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의 하드리마(Hadlima) ▲화이자(Pfizer)의 아브릴라다(Abrilada) ▲비아트리스(Viatris)/후지필름 교와기린(Fujifilm Kyowa Kirin)의 훌리오(Hulio)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의 유심리(Yusimry)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이다시오(Idacio) ▲셀트리온(Celltrion)의 유플라이마(Yuflyma) 등이다. [관련기사=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셀트리온 합류, 올해 출시 경쟁 상황은]
아달리무맙은 고농도 제형과 저농도 제형으로 구분되는데, 고농도 제형은 약물 투여량이 적어 투여 시간이 더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된 아달리무맙의 약 85%가 고농도 제형이었다.
바이오시밀러로는 하드리마와 하이리모즈, 유플라이마가 고농도 제형이다. 하드리마와 하이라모즈는 고농도와 저농도 버전 모두 출시할 예정이며, 유플라이마는 고농도 제형으로만 출시한다. 암제비타는 저농도 제형으로 판매되고 있으나 고농도 제형 역시 허가를 받기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미국에서 승인 및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트르산염(Citrate, 구연산염)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도 제품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시트르산염이 없으면 더 작은 바늘을 사용할 수 있고 주사 부위 통증이 덜하다. 7월 출시되는 제품 대부분 시트르산염을 제거했고, 하드리마 저농도 제형과 하이리모즈 저농도 제형에서만 무시트르산염 옵션이 없다.
자가 투여 의약품의 경우 미국에서는 약국 수준에서 대체할 수 있는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지정 여부도 중요하다. 현재까지 저농도 제형인 실테조만 지정을 받았다. 이 외에도 하드리마와 아브릴리다, 유플라이마도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기 위해 임상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다.
고농도 제형으로 첫 상호교환성 지정 제품 출시를 노렸던 알보텍(Alvotech)과 테바(Teva)는 FDA 승인 불발로 경쟁 대열에서 탈락했다. AVT02에 대한 제품 허가신청서(BLA)와 상호교환성 승인을 신청했으나 제조 과정에서의 일부 결함이 발견되면서 FDA로부터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았고, 6월 승인을 예상하며 7월 출시를 준비했으나 28일 FDA로부터 재차 CRL을 받으면서 출시는 무산됐다. 알보텍은 다시 BLA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경우 다시 6개월 검토 기간이 소요된다.
알보텍 로버트 웨스만(Robert Wessman) 회장 겸 CEO는 "휴미라에 대한 고농도, 상호 교환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큰 미국 환자들에게 AVT02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제조 시설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AVT02에 대한 BLA를 다시 제출한 후 재점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코헤러스는 오리지널 대비 85%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독특한 의료보험 구조 상 무조건 할인율이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리베이트 역학에 의해 지불인들은 더 비싼 제품을 선호할 수 있다. 예를들어 란투스(Lantus, 성분명 인슐린 글라진) 바이오시밀러인 셈글리(Semglee)도 더 많은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가 옵션이 더 인기를 끌었다.
이에 첫 주자인 암젠은 누가 구매하는지에 따라 2주 공급에 대해 40㎎ 펜 장치당 3288달러 및 1557달러 두 가지 수준으로 도매가격(WAC)을 책정했다. 각각 휴미라의 5%와 55% 수준이다. 5% 할인 모델은 리베이트 지불 구조에 유리하고, 55% 할인 모델은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공제액과 본인 부담금 한도가 높은 CDHP(consumer-directed health plan) 가입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여준다. 코헤러스는 이 중 두 번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헤러스는 6월 1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유심리를 미국 내 아달리무맙 제품 중 현재까지 발표된 최저 가격인 상자당 955달러(40㎎/0.8㎖ 오토인젝터 2개)로 출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휴미라는 오토인젝터 2개 들이 상자당 6922달러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공익 기업인 마크 쿠반 코스트 플러스 드럭 컴퍼니(Mark Cuban Cost Plus Drug Company)와 계약을 체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조제 및 배송료를 포함해 569.27 달러에 제공하기로 했다.
코헤러스는 "휴미라는 2003년 미국에서 연간 1만3572달러로 처음 출시된 이후 500% 이상 가격이 증가했다. 현재 휴미라의 연간 비용은 약 9만 달러에 육박하며 유심리는 약 1만3000달러로 약 85% 할인된 수준이다"면서 "코헤러스는 대량 생산, 저비용 아달리무맙 생산업체가 되기 위해 대규모 유심리 제조에 상당하게 투자를 단행했다. 유심리는 최첨단 오토인젝터 프레젠테이션을 갖추고 있으며, 코헤러스의 독점적인 무시트르산염 제형과 29게이지 바늘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코헤러스 최고비즈니스책임자인 크리스 슬라빈스키(Chris Slavinsky)는 "유심리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보험이 부족하거나 최근 메디케이드 보험에서 분리돼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서 "또한 의료보험에 가입한 고용주와 직원들도 유심리를 선택하면 상당한 비용 절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