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비만환자 대부분이 수면장애가 있으며 수면장애가 심해질수록 더욱 살이 찌면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이조절이나 운동으로 살을 뺐더라도 제대로 잠을 못 자면 다시 살이찌는 요요 현상도 쉽게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13~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D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꿀잠프로젝트 슬립테크 2020-대한수면의학회 특별세미나에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수면건강'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원장은 "다이어트를 할 때 어떻게 먹는지, 운동하는지 등은 잘 알지만, 잘 자는 것의 중요성은 모른다"며 "비만환자들이 살을 빼려면 식이조절이 40%, 운동은 10~20%, 스트레스 조절이 20~30%며, 건강하게 숙면을 취하는 것이 2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잘 잤다는 것은 충분한 잠, 깊은 잠, 생체리듬에 맞는 잠이다. 충분한 잠은 6~8시간 정도를 자고 개운한 상태를 의미하며, 9~10시간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면 충분한 잠으로 볼 수 없다"면서 "하루 8시간을 세팅을 해서 깊은 잠과 얕은 잠을 밸런스 있게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잠을 잘 자면 다이어트를 위한 호르몬들이 잘 분비돼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다이어트와 연관된 호르몬은 성장호르몬, 멜라토닌, 혈당조절호르몬(인슐린·insulin) 등이 있다.
박 원장은 "잠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은 노화, 음주, 근육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약물, 아래턱 저성장, 커진 아데노이드, 비만 등으로 인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비만환자는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또다시 살을 찌게해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된다"면서 "너무 많이 뒤척이는 것과 입벌리고 자기, 잠꼬대도 렘수면이 지속된다는 것으로 혈관과 심장회복 능력이 저하돼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잠을 잘 자면 다이어트에 좋은 성장호르몬이 나오며, 항산화역할을 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반대로 제대로 못자면 몸의 회복 능력이 떨이지고 근육량도 줄어든다"면서 "잠의 깊이가 약하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 저항성도 떨어지게 돼 살이 찌기 쉽고 살을 빼도 유지력이 없다. 결국 살을 다른 방법으로 빼더라도 제대로 못 자면 요요현상이 쉽게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대로 못 잤을 때 비만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박 원장은 "성장호르몬을 높이기 위해서는 허벅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해주고 양질의 단백질인 달걀, 아르기닌이 많은 호박씨, 견과류 등을 섭취해주면 좋다. 또한 밤에 깨있으면 강력한 허기를 느껴 참거나 물을 마시는데 이는 더욱 각성 상태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바나나나 땅콩 등으로 허기를 달랜 후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잠을 적게 자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져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단계가 되면 살이 많이 찌는데, 조절과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당지수(GI)가 낮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특히 당뇨병 전단계일 경우 당뇨병으로 진입하지 않도록 절대 과일주스나 껍질없는 과일은 섭취를 금해야 한다. 과일을 먹을 때는 반드시 껍질째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