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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돌아다니는 병원? 의료 메타버스는 ‘소통’이 핵심

의학교육부터 로봇수술∙협진외래까지 다양한 분야 적용 가능...데이터 혁신으로 새로운 의료질서 창출

기사입력시간 22-05-11 07:24
최종업데이트 22-05-1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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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메타버스 연구회 박철기 회장. 사진= 디지털헬스 아카데미 온라인 강의 중계 갈무리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 디지털헬스아카데미 
①VR 디지털치료제, 마약성 진통제 남용 해소 등 처방 옵션 확대 
②의학교육부터 로봇수술∙협진외래까지 적용 가능한 의료 메타버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메타버스가 화두가 되면서 의료계에도 메타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일부 병원들에서 가상공간에 아바타들이 돌아다니는 형식의 메타버스 병원을 세우기도 했지만 이는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병원이라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의료메타버스연구회 박철기 회장(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 주최 ‘디지털헬스 아카데미’에서 “의료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단순히 가상공간에 아바타가 돌아다니는 메타버스 병원은 지속성도 실효성도 떨어진다. 병원의 홍보수단에 그칠 뿐”이라며 “의료메타버스 연구회는 이런 것에서 탈피해 진정한 메타버스 병원의 개념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했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기술들을 의료분야에 도입하기 위한 시도는 어느새 다양한 성과물을 내고 있다. 이제는 이런 다양한 기술들을 융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를 시공간에 제약을 뛰어넘어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메타버스라는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각각의 융합된 단위들이 모여 가상 공간에서 연결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가상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가 현실과 동기화돼야 하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이미 메타버스가 적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의료 분야로 의학 교육을 들었다.

특히 최근 해부학 실습 수업에 VR을 활용하는 의과대학들이 생기고 있다. 과거 다수의 학생과 교수가 카데바를 둘러싼 가운데 이뤄지던 해부학 실습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개별 학생들이 헤드마운트 기기를 착용하고 실습하는 방식은 메타버스라고 부르는데 무리가 있다고 했다. 커뮤니케이션이 빠져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진정한 메타버스는 가상현실에서 이뤄지는 교육 과정이더라도 원격에 있는 여러 사람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혼자 헤드마운트를 끼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여러 학생과 조교가 한 곳에 모이지 않더라도 같은 모델을 보면서 해부하고 소통하며 공부할 수 있어야 메타버스 의학교육이라 할 수 있다”라고 했다.

로봇수술을 비롯한 임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법적으로 불가능할 뿐 기술적으로는 의사가 수술장이 아닌 원격에서 콘솔을 조종해 로봇수술을 집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메타버스 수술이라고 하려면 여기에서 더 나아가 수술을 보조하는 인원이나 제2의 수술자까지 동시에 접속해서 서로 소통하며 수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이 외에도 수술 중 감시, 수술 중 병리진단, VR∙AR 등을 활용한 정신치료 등에서도 메타버스의 적용이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철기 회장은 의료 메타버스의 사례 중 하나로 환자 대상 교육을 들었다.

이러한 의료 메타버스는 환자나 보호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이뤄지는 협진 외래진료, 환자 대상 교육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존 협진 외래진료의 경우 거동이 불편한 환자, 각자 일정이 있는 의료진들이 한 곳에 모이는데 따른 불편함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상공간을 활용하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환자 교육시에도 시공간을 초월에 환자가 직접 겪게 될 시술이나 향후 질병의 경과 등을 미리 체험해 보는 기회 등을 제공하며 의료진과 환자간 보다 심도깊은 소통이 가능해진다.

박 회장은 “의료 메타버스는 단순히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의료진과 의료진, 의료진과 환자, 교육자와 피교육자 간의 소통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있을 때 진정한 가치를 갖게 된다”며 “메타버스 병원은 이 같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여러 단위들이 모여 쌓이면 구현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궁극적으로 의료 메타버스가 데이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의료질서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외래 진료나 수술도 가상공간에서 하면 그 자체가 데이터가 될 것이다. 가상공간에서 이뤄진 일들이 데이터화되고, 그것이 의료기록으로서 가치를 갖게 된다. 의학지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의료질서가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의료 메타버스가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기술적 발전이 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헤드마운트 기기가 편해지거나, 가상현실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기가 나와야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며 “의료 분야에 특화된 기기도 필요하다. 결국 의료 메타버스는 원격의료와 뗄 수 없는데 이를 위해선 원격에 있는 환자에게 보다 고급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