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한 대학병원 원로 교수가 같은 병원 교수인 자신의 아들이 전공의에게 폭언을 해 재임용에 탈락하자 피해 전공의들에게 2차 가해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 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A 교수는 새로 부임하면서 업무에 실수가 있다는 이유로 전공의에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폭언을 했다.
결국 A 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했지만 가해자의 아버지인 같은 과 원로 교수는 피해 전공의들에게 폭언을 지속하며 사직서 작성 및 제출을 강요했다.
전공의들은 병원 고충처리위원회에 원로 교수를 정식으로 신고해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지만 가해자와 분리를 이유로 수 개월째 환자 배정이 없는 등 사실상의 업무 배제 처분이 집행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전협은 “피해자인 전공의에게 도리어 ‘근무할 권리’와 ‘수련받을 권리’를 빼앗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뒤늦게 KBS에 이 사실이 보도되고 나서 파견 근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하나, 해당 수련병원의 후속 처리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피해 전공의는 병원에서 근무 및 수련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판단해 관련 법령 및 지침에 따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조사위원회에 이동수련 조치를 요청했으나 1개월이 돼가는 현 시점까지 진행된 사항이 없는 실정이다.
대전협은 징계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병원 내 징계위원회의 처분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전협 강민구 회장은 “의료계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수련현장에서 구시대적인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수년 전 폭행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구설에 오른 병원이 여전히 안일한 대처만 하고 있어 큰 실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병원에서 어떻게 환자들이 믿고 치료받을 수 있겠느냐”며 “이에 대해 대전협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며 수평위에서 실태조사 및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