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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취소' 몰린 아주의대 교수노조, 학교의 '승소'에도 웃는 이유는?

법원 '취소' 판결에도 법적 지위 유지되고 대안 많아...'골머리' 앓던 주임교수 조합원 자격 문제는 승리

기사입력시간 22-11-24 07:22
최종업데이트 22-11-2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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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법원의 노조 설립신고필증 교부 처분 취소 판결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아주의대 교수노조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노조가 자체적으로 판결문을 검토한 결과, 노조의 법적 지위는 유지되는데다가 골치 아픈 문제였던 주임교수의 노조원 자격 문제는 오히려 유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아주의대 교수노조 노재성 위원장(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23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소송 결과가 나온 직후에는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후에 조사도 하고 여기저기 문의하다 보니 내부적으론 노조가 이긴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종심까지 노조 법적 지위 '유지'...동일 결론 나와도 상급단체 통한 노조 활동 쉬워
 
노조가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보는 첫 번째 이유는 법원이 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 처분에 대해 ‘무효’가 아닌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 노조의 법적 지위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무효 판결의 경우 판결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만 취소는 최종심의 확정 판결 전까지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 위원장의 설명이다.
 
최종심의 결정이 나오기 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지금 형태의 노조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노조는 최근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학교 측과 2022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최종심에서 1심 판결이 유지되더라도 노조를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1심 재판부는 교원노조법이 교원노조의 설립이 가능한 최소 단위를 개별 대학으로 명시하고 있단 점을 근거로 단과대 단위의 노조로 판단되는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는 아주의대 교수노조가 전국의과대학교수노조, 민주노총 등의 상급 단위의 노조로 들어가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란 의미이기도 하다.
 
노 위원장은 “지금으로선 전국의대교수노조를 통해 여러 의대를 묶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된다. 결정이 필요한 시기가 되면 그렇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학교 입장에서는 작은 단위의 노조가 더 다루기 쉬울텐데,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셈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전국 의대교수들의) 연대를 강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법원, 주임교수 조합원 '자격' 인정...학교는 이번 판결로 얻은 '실익' 없어
 
이번 판결에서 또 하나의 쟁점은 주임교수가 조합원 자격이 있는지 여부였다. 노조법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해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학교 측은 주임교수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임교수들도 노조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의대에는 주임교수의 수가 많고, 아무래도 주임교수 정도는 돼야 학교나 병원의 눈치를 덜 보고 후배들을 도와주거나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며 “또, 주임교수가 조합원 자격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면 노조로서는 노동법상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거기서는 노조가 승리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노 위원장은 학교 측이 이번 소송에서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학교는 노동청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지만 실익은 하나도 없는 셈”이라며 “우리 노조에 타격을 주려했던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주임교수 문제에선 졌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재판에서도 이기고 성공보수까지 받은 학교 측 변호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