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가톨릭의대가 교육부의 유급은 없다는 방침에 따라 학칙을 개정한 가운데 수업을 수강하지 않더라도 최종 재시험에 응시해 커트라인 점수를 넘으면 진급이 가능하다고 공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학교 측은 최종 재시험 응시 후 성적 70점 이상을 취득했을 시에만 학년 진급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을 걸어 사실상 수업을 듣지 않은 의대생들이 진급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가톨릭의대는 재학생들에게 '의과대학 학사시행세칙 재시험/재실습 및 유급 규정 한시적 미적용'에 대한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해당 공지사항에 따르면 가톨릭의대는 의과대학 학사시행세칙 재시험/재실습 (제22조) 및 유급(제24조) 규정 중 일부를 2024학년도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학 측은 "금년도의 경우 대부분의 교과목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온라인 수업의 경우 출석 미달에 따른 유급은 미적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학년도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험에 불응한 경우에도 추가 진행되는 시험에 대해 응시가 가능하도록 학사시행세칙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최종 재시험 각 교과목별 성적이 70점 미만인 경우 유급 처리가 되는 규정은 여전히 유효함에 따라 최종 재시험에도 미응시할 경우 유급처리 된다"고 전했다.
즉, 온라인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1, 2학기 교과목을 수강하고 12월말로 미뤄진 1학기말 시험 및 학년말시험에 응시 후 최종 70점 이상을 취득할 경우에만 학년 진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험 응시 및 학년 진급을 위해서는 2학기 등록을 사전에 진행해야 한다.
대학은 또 본래 70점 미만인 학점의 단위 수가 학년별 총 학점의 3분의 1이상인 경우 유급 처리가 되는 규정 또한 올해 만큼은 유예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톨릭의대의 학칙 개정은 교육부가 발표한 2024학년도 의과대학 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교육부는 해당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부 과목에서 F등급을 받더라도 유급으로 인해 한 학년도 전체를 재이수하지 않도록 2024학년도에 한해 유급 관련 한시적 특혜조치를 마련"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는 해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2024학년도에 한해 의과대학 학생 '유급'에 대한 판단 시기, 대상, 기준 등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각 대학이 한시적 특례 조치를 마련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내년도 입학 정원의 확대 상황을 고려할 때, 특히, 현재 의예과 1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는 대학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밀어붙임에 따라 각 의과대학들도 내년도 의대 신입생 수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단 현 의대생들을 진급시키기 위해 학칙 개정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1학기와 2학기 강의를 듣지 않은 의대생들이 시험에서 커트라인 점수를 얻어 진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교육부의 압박에 의대에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학칙 유예 조치, 학칙 개정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로 진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