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내년도 의사국가시험 원서 접수자 수가 36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 숫자에는 현재 재학중인 본과 4학년 5%와 지난해 응시 불합격자, 군위탁생, 해외 의대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도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접수자 수는 평년 3200명의 11%인 364명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약 95%가량이 휴학원을 제출하고 수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해 접수자 수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지난 10일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사국가시험과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당시 의사국시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사람은 응답자 2903명의 95.52%인 2773명이었다.
즉 당시 응답자의 4.48%인 130명만이 의사 국시에 응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됐다.
따라서 의대협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본과 4학년생 중 내년도 의사국시 응시자 수는 의대생 3015명의 5%인 160여명 수준인 것으로 예측된다.
의대협 역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 중 2025학년도 의사 국가고시에 접수한 인원은 159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의사 국시에 응시한 364명이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의료계는 의사국시 불합격자, 군위탁생, 해외 의대생들이 의사국시에 응시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응시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의사국시 합격률은 매년 95% 수준으로, 매년 불합격자가 5%씩 나오고 있다. 지난 제88회 의사국시 역시 합격률 94.2%로 응시자 3231명 중 186명이 불합격했다.
지난 의사국시 불합격자들의 경우 이미 의사 면허를 따는 데 1년이 늦춰진 만큼 내년도 의사국시에는 응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의사 면허를 따기 위한 편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군위탁생 약 20명과 외국의대 졸업생 약 60여명도 내년도 의사국시에 응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의대 군위탁생 제도는 현역장교를 군위탁생으로 임명해 의대에 편입학하도록 한 후 9년간의 의대 위탁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도록 해 군에서 장기 복무할 군의관을 양성하는 제도다.
이들 군위탁생은 규정에 따라 의대교육 및 수련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전원 내년도 의사국시에 응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군위탁생들은 군에서 필요한 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 대신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에 지원하고 있어 의사가 되기 위한 우회 통로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외국의대 졸업생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는 38개국, 159개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에 한정된다. 문제는 그간 우리 사회에서 일부 해외 의대들이 부실 교육으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부실 교육을 실시하는 헝가리의 4개 의과대학 졸업자에게 의사 국시 응시 자격을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 의해 각하됐다.
정부도 외국의대 졸업자의 실력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의사국시 응시에 앞서 예비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2024년도 20회 의사 예비시험 합격률은 응시자 238명 중 합격자 62명으로 26%로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이들 역시 해외에서 의대를 다녔기 때문에 국내 의료정책과 상관없이 의사국시에 응시했을 가능성이 높아 예비시험 합격자 62명이 내년도 의사국시에 응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 국시 원서 접수자 수가 300명을 넘어 의대생들의 단일대오가 깨진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지난 의사국시 불합격자 186명, 군위탁생 20명, 외국의대 62명을 합치면 268명이다. 따라서 실제 본과 4학년은 200명도 안 되는 숫자만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대생들이 원서 접수를 하지 않아 내년도에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을 경우, 향후 의학 교육은 연쇄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그저 유급은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