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통해 배출되는 화학물질을 측정해 위암과 식도암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300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측정·검사한 결과, 85%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한다.
유럽종합종양학학술대회 ECCO2017(1/27~3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NIHR 임상시험 전임의인 쉐라즈 마카(Sheraz Markar) 박사는 "현재 식도암 또는 위암을 진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내시경 검사다. 그런데 이 방법은 비싸고 침습적이며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흡검사는 비침습적인 1차 검사로 활용해 불필요한 내시경 검사를 줄일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 생존률 향상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국가의료서비스 기관(NHS Trust)인 성모 병원과 런던대학병원, 더 로열 마스든에서 335명을 대상으로 호흡 샘플을 수집했다. 이 중 163 명은 위암 또는 식도암 진단을 받은 환자고, 172 명은 내시경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은 군이었다.
모든 샘플은 선별된 이온유동관 질량분석기라 불리는 기술로 분석했는데, 이 기술은 호흡과 같은 혼합가스에서 소량의 다른 화학물질을 정확하게 분석해낸다.
이번 임상시험은 위암이나 식도암이 있는 환자와, 암 없이 상부 위장관 증상만 있는 환자의 호흡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5가지(butyric, pentanoic and hexanoic acids, butanal, and decanal)의 차이를 제시한 이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호흡에 섞여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의 특유한 냄새를 분석해 위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지난 2013년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Technion-Israel Institute of Technology)의 호삼 하이크(Hossam Haick) 박사가 특수 장비를 개발해 영국 암 저널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하이크 박사는 중국 연구팀과 함께 위암 환자 37명, 위궤양 환자 32명, 기타 위장질환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이 호흡검사법을 시험한 결과, 위암 환자를 90% 정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마카 박사가 진행한 이번 새로운 연구의 목표는 암을 나타내는 이 '화학적 서명'이 진단 검사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각 샘플의 5가지 화학물질 수준을 측정한 결과, 암을 나타내는 '화학적 특성'과 일치하는 물질을 확인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85%의 정확도를 보였고, 민감도는 80%, 특이도는 81%였다. 이는 호흡검사가 암이 있는 사람을 구별하는 것(sensitivity)뿐만 아니라 암이 없는 사람도 정확하게 식별하는데(specificity)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카 박사는 "암세포는 건강한 세포와 달라 여러 화학물질이 혼합 생성된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이러한 차이점을 발견하고, 호흡검사를 통해 위암이나 식도암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별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안한다. 하지만 이 결과는 임상에 사용되기 전에 더 많은 환자 샘플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암 및 식도암은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140만 건이 진단되는데, 5년 생존율이 15%에 불과하다. 또한, 증상이 모호해 늦게 진단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좀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에서도 위암과 식도암의 유효한 진단 결과를 보여 향후 상용화가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3년 동안 위장 증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고 있지만 아직 암으로 진단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호흡검사를 이용한 더 큰 규모의 임상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장암과 췌장암 같은 다른 유형의 암에 대해 호흡검사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수술에 앞서 1차 검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종합종양학 학술대회에서 지난 1월 30일 바머스룸에서 진행된 상부 위장관 세션(Proffered Papers: Gastrointestinal Malignancies - Upper GI)에서 발표됐다(Abstract no: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