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유럽에서 승인된 모든 JAK(Janus kinase) 억제제의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MA 산하 약물감시위험평가위원회(PRAC)가 최근 주요 심혈관 문제와 암 위험 증가 등 젤잔즈(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에서 나타난 안전성 문제가 염증성 질환 치료제로 승인된 다른 JAK 억제제와도 연관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JAK 억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건선성 관절염, 소아 특발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 여러 만성 염증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약물이다. JAK로 알려진 효소는 이러한 질환에서 발생하는 염증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JAK 억제제는 효소의 작용을 차단해 염증 및 기타 증상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JAK 억제제 안전성 문제는 젤잔즈의 3B·4상 임상시험(A3921133 연구) 최종 결과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이 연구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젤잔즈를 복용하고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TNF-α 억제제 계열 약물로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주요 심혈관 질환(심장마비, 뇌졸중, 사망 등)을 경험할 확률이 높고 암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에서 TNF-α 억제제와 비교했을 때 젤잔즈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각한 감염, 폐와 심부정맥의 혈전(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더 높았다.
다른 JAK 억제제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와 관련된 관찰 연구 예비 결과에서도 이 약으로 치료받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TNF-α 억제제로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주요 심혈관 문제 및 정맥혈전색전증(VTE) 위험이 증가했음을 시사했다.
EMA는 2020년 A3921133 연구 중간 결과를 분석한 뒤 젤잔즈가 이미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의 폐 및 심부 정맥 혈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젤잔즈를 혈전 위험이 높은 모든 환자에게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으며, 1일 2회 10㎎ 유지 용량은 적절한 대체 치료법이 없는 한 혈전 위험이 높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거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EMA는 감염 위험 증가로 65세 이상 환자에서는 대체 치료법이 없을때만 젤잔즈로 치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당시 EMA는 "A3921133 연구에 대한 FDA의 검토와 이전 연구 데이터, 해당 분야 전문가와의 상의 등 모든 데이터를 종합했을 때 젤잔즈, 특히 1일 2회 10㎎ 투여하는 환자와 장기간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심부 정맥 및 폐 혈전 위험이 더 높았다"면서 "65세 이상 환자에서 심각하고 치명적인 감염 위험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A3921133 연구에서 추가 데이터가 발표된 뒤 관찰된 주요 심혈관 문제 및 암 위험 증가를 반영하기 위해 2021년 젤잔즈 제품 정보를 추가로 업데이트했다.
EMA는 "염증성 장애 치료에서 올루미언트와 기타 JAK 억제제는 젤잔즈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한다"면서 "따라서 PRAC는 이러한 위험이 있는 염증성 장애 치료에 대해 유럽연합(EU)에서 승인된 모든 JAK 억제제와 관련 있는지 여부와 이러한 의약품에 대한 판매 승인을 수정해야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검토를 수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PRAC 검토 대상이 되는 약물은 화이자(Pfizer)의 젤잔즈와 시빈코(Cibinqo, 성분명 아브로시티닙), 릴리(Eli Lilly)의 올루미언트, 갈라파고스(Galapagos)의 자이셀레카(Jyseleca, 성분명 필고티닙), 애브비(AbbVie)의 린버크(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 등이다.
골수증식성 장애 치료제로 사용되는 노바티스(Novartis)의 자카비(Jakavi, 성분명 룩소리티닙)와 BMS(Bristol Myers Squibb)의 인레빅(Inrebic, 성분명 페드라티닙)은 이번 검토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