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6일 열린 2026년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45%로 조정·결정됐다. 이는 제약업계가 요구한 최소 기준인 4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건정심에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최종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환자 치료 접근성 제고, 제약·바이오 산업 혁신 유도,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복지부는 기존 약가제도가 의약품 안정 공급이라는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중증·희귀질환 신약 급여 지연 ▲필수의약품 수급 불안 심화 ▲제네릭 중심 산업 구조 ▲약품비 급증(2017→2024년 62.1% 증가) 등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제네릭 가격이 OECD 평균 대비 2.17배 높다는 점을 제도 개편 배경으로 제시했다.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 단축·준혁신형 제약기업 신설 등으로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개편안에 따라 2026년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등재 기간은 최대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된다. 정부는 신속하게 급여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임상적 성과를 정밀 평가해 급여에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혁신적 신약을 적시에 급여화하고, 치료성과 기반으로 약제 가치를 평가하는 비용효과성 평가 체계 고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혁신적 의약품 접근성 제고와 국내개발 의약품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약가유연계약제(가칭) 적용 대상을 2026년 2분기부터 확대한다.
아울러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가산 60%를 최대 4년간 보장하고 사후관리 특례를 강화한다. 이에 더해 '준혁신형 제약기업'을 신설해 약가 가산 50%를 최대 4년간 부여한다.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약가 산정체계 개편에 따른 기존 의약품 약가 조정 시 한시적 특례가 적용된다.
퇴장방지·국가필수의약품 등 수급 안정 위한 공급체계 마련
정부는 의약품 수급 안정을 위한 전주기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채산성이 낮은 의약품 공급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먼저 의약품 수급 안정을 위해 민관 합동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선제적 모니터링 ▲원인별 맞춤 대응 등 전주기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퇴장방지의약품 제도는 ▲지정 기준 상향(+10%) ▲국가필수의약품 등 직권 지정 활성화 ▲원료 인상분 즉시 반영 ▲원가보전 기준 현실화 등을 통해 전면 개편된다. 또한 퇴장방지의약품 공급 비중이 높은 기업을 '수급안정선도 기업'으로 지정해 별도 약가 우대 트랙을 마련한다.
국가필수의약품 등 필수의약품에는 ▲대상 확대 ▲우대기간 안정적 보장과 함께 ▲원료 자급화·생산기반 유지 등 약가 우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약가를 최대 68%까지 우대하고 10년 이상의 우대 기간을 보장한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 45%로 인하…10년 단계적 조정
정부는 약가 관리체계 합리성을 높이고 국민 약품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약가 관리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이에 따라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5%로 인하된다.
이에 맞춰 기 등재 약제(특허만료 오리지널·제네릭)는 등재 시점(2012년 기준)에 따라 ▲2012년 이전(1단계) ▲2013년 이후(2단계)로 구분해 약 10년에 걸쳐 연차별·단계적으로 조정되며, 조정은 2036년 종료된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각각 49%, 47%의 특례 수준 약가로 조정한 후 특례기간(각 4년·3년)을 부여한다.
제네릭 과다 품목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계단식 약가 인하를 강화하고 다품목 등재 관리 제도를 도입한다. 가산제도는 '혁신성'과 '의약품 수급 안정' 중심으로 개편한다.
사후관리제도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되며, '사용범위 확대'와 '사용량-약가 연동'은 약가 조정 시기를 일치시켜 연 2회 정례화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선별등재 이후 약제도 포함하되 임상 유용성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된 약제를 중심으로 2026년부터 시행한다.
또한 성분별로 ▲품목 수 ▲시장 구조 ▲주요국 약가 등을 반영한 주기적 약가 평가·조정 체계도 마련된다.
복지부는 관련 법령과 고시 개정을 거쳐 2026년 하반기부터 제도를 시행하고, 기 등재 의약품 조정 등을 위한 산정기준 개편 유관 고시 개정을 2026년 하반기 내 착수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번 종합적 개선 방안을 통해 우리의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선진화해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의 치료 접근성·보장성은 대폭 높이고 약품비 부담은 경감될 것"이라며 "연구개발·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노력에 대한 보상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약 업계, 45% 결정에 "암담하다…시행 시기·거버넌스 불확실 등 아쉬움 커"
제약업계는 이번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약가제도가 신약개발 강화 등 개편 의도와 달리 투자 위축, 비용 절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협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요구했던 최소 기준이 48%였는데, 45%로 결정됐다"며 암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시행 시기와 관련해서는 "업계는 시행 시기 연기를 건의했지만, 이번 안에서는 '하반기 시행'으로만 명시돼 사실상 당초 복지부가 언급했던 7월 시행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고 지적했다.
거버넌스 구성 역시 불확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는 "업계는 약가를 현실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을 요구해왔다. 이에 정부는 확대 개편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실제로 업계 요구 수준이 반영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관련 제도에 대해서는 "준혁신형 제도가 포함된 점 자체와 별개로, 유예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짧아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오전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