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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기록·진단코드·보험청구까지 AI로?…김치원 부대표 “한국은 미국과 의료환경 달라”

    [메드텍 인사이트-의료AI 세션]① '3분 진료' 만연해 긴 진료기록 작성 불필요…단일보험체계라 미국 보다 보험청구 부담 덜해

    기사입력시간 2026-09-16 09:04
    최종업데이트 2026-09-16 11:37

    메드텍 인사이트 2026 - 의료AI 세션 

    의료 인공지능(AI)이 진료 현장에 안착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술 성능을 넘어 병원의 도입 기준, 의료진의 활용 경험, 환자 안전, 사업화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9월 15일 열린 ‘메드텍 인사이트(Medtech Insight) 2026’ 의료AI 세션에서는 의료AI의 현장 도입과 확산을 위한 주요 과제가 논의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이번 의료AI 세션의 미디어 후원으로 참여해 6개 강연의 주요 내용을 전한다.

    ①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 "진료기록·진단코드·보험청구까지 AI로? 한국은 미국과 의료환경 달라"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부대표는 "국내 의료AI 시장이 미국과 다른 진료·보험 환경을 가진 만큼, 한국 의료현장에 맞는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국도 미국처럼 의료 인공지능(AI)을 통해 진료기록 작성부터 진단코드 입력, 보험청구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이룰 수 있을까. 

    미국에서 성장하는 AI 진료기록·보험청구 지원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같은 수요를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진료시간과 기록 방식, 건강보험 구조가 다른 만큼 한국 의료현장에 맞는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부대표는 15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메드텍 인사이트(Medtech Insight) 2026-의료AI 세션'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미국은 보험·청구기준 복잡…AI 통한 자동화 통해 삭감·청구 누락 줄여

    김 부대표가 의료 AI 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행정지원 AI다. 미국에서는 의료행정이 복잡하고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의사의 진료기록 작성, 보험청구에 이어 임상 의사결정 등을 자동화하는 수요가 크다. 

    AI 스크라이브(scribe)는 단순히 진료 내용을 받아쓰는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 의사가 선호하는 형식으로 진료 내용을 요약하고, 진단명과 진단코드를 입력하며, 필요한 경우 처방과 검사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AI 매출 주기 관리(RCM) 프로세스는 미국에서 특히 수요가 크다. 미국은 보험자가 다양하고 보험상품과 청구기준이 복잡해 청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청구 코드와 보험 조건을 AI가 대조하고, 필요한 문진이나 기록을 의사에게 알려주면 삭감이나 청구 누락을 줄일 수 있다.

    김 부대표에 따르면 해당 영역은 점차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AI 스크라이브가 진료 대화를 기록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대화 내용을 분석해 다음에 필요한 검사나 처방을 추천할 수 있다. 동시에 특정 진료코드로 청구하려면 환자에게 어떤 질문을 추가로 해야 하는지 의사에게 알려줄 수도 있다.

    김 부대표는 “처음에는 서로 다른 회사가 스크라이브, RCM, 임상 의사결정 지원을 각각 시작하고 경쟁하지만 결국 서로의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통합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김치원 부대표 발표자료


    미국 대비 짧은 진료 시간·단일보험체계 등 고려했을 때 그대로 적용 힘들어

    다만 미국에서 성공한 의료 AI 모델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작동할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AI 스크라이브의 경우 미국은 의료소송과 보험청구 문제 때문에 진료 내용을 매우 상세하게 기록한다. 의사가 환자의 연령과 성별, 병력, 증상을 진료 과정에서 일일이 문서화해야 하기 때문에 음성기록과 자동 요약의 가치가 크다.

    반면 한국은 짧은 진료시간과 빠른 환자 회전이 일반적이다. 환자와 나눈 대화를 장시간 기록한 뒤 이를 문서로 정리하는 것보다, 핵심 내용을 몇 줄로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김 부대표는 “한국에서는 3분 진료 내용을 AI가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추가적인 확인 작업이 될 수 있다”며 “현재 한국 의료기관들은 다음 방문 때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핵심 정보를 압축하는 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RCM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국민건강보험을 중심으로 한 단일 보험체계이기 때문에 미국처럼 보험자별 청구 규정이 복잡하지 않다. 청구와 삭감 관리가 의료기관의 부담인 것은 같지만, 미국처럼 거대한 독립 산업으로 성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김 부대표의 견해다. 

    김치원 부대표는 "결국 한국 의료 AI 시장에서는 미국의 성공 사례를 단순히 수입하기보다 국내 진료시간, 건강보험 구조, 병원 업무분장, EMR 사용환경을 반영한 사업모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의료 AI 시장은 향후 1년 동안 어떤 분야가 실제로 병원에서 반복 사용되고 비용을 지불받는지 확인하는 단계가 될 것”이라며 “기술의 화려함보다 의료현장의 업무 흐름과 보상 구조에 들어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영상AI는 '범용 판독 보조'·'추가 정보 제공' 기술로 나뉠 것

    김 부대표는 의료영상 AI 시장은 앞으로 두 방향으로 나뉠 것으로 내다봤다. 

    첫째는 의사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견을 빠르게 찾아주고 판독문을 작성하는 범용 판독 보조 AI다. 

    또 다른 방향은 의사가 영상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를 제공하는 AI다. 환자의 현재 영상과 과거 데이터, 임상정보를 결합해 향후 특정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MRI와 환자 특성을 분석해 특정 항암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찾는 기술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 부대표는 첫 번째 유형의 AI가 장기적으로는 고급 PACS나 EMR의 기본 기능처럼 인프라화될 수 있다고 봤다. 현재는 독립적인 의료기기로 보이지만, 5~10년 뒤에는 의료기관이 당연히 갖춰야 할 기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 인프라가 되면 의사나 병원이 별도의 높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PACS·EMR 업체가 기능을 흡수하거나, 새로운 AI 회사가 PACS와 유사한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드텍 인사이트 2026’ 의료AI 세션에 참석자들이 모여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의료AI의 현장 도입과 사업화 전략에 높은 관심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