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후성유전학적 편집을 통해 유전자를 잠재우고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설립된 미국 생명공학 스타트업이 15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이 자금으로 후성유전자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할 예정이다.
크로마 메디슨(Chroma Medicine)은 1억2500만 달러(약 1476억원) 자금을 바탕으로 후성유전학적 편집을 개척하는 새로운 유전체 의학 회사로 출범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크로마 메디슨은 2019년 4세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을 개발한 미국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데이비드 류(David Liu) 교수와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키이스 정(J. Keith Joung) 교수,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루크 길버트(Luke Gilbert) 교수, 이탈리아 비타 살루테 산 라파엘레대(Vita-Salute San Raffaele University) 산 라파엘레 텔레톤 연구소 안젤로 롬바르도(Angelo Lombardo)·루이지 날디니(Luigi Naldini) 교수,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화이트헤드 연구소(Whitehead Institute) 조나단 와이즈만(Jonathan Weissman) 교수 등이 공동 창업한 회사다.
아틀라스 벤처(Atlas Venture)와 뉴패스 파트너스(Newpath Partners), 소피노바 파트너스(Sofinnova Partners)가 시드 투자 했다. 시리즈 A는 코머런트 자산관리(Cormorant Asset Management)가 주도했고, 캐스딘 캐피탈(Casdin Capital), 제너스 헨더슨 인베스터(Janus Henderson Investors), 오메가 펀드(Omega Funds), 티 로우 프라이스 어소시에이트(T. Rowe Price Associates)가 조언한 펀드와 계좌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 및 시드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모집된 자금은 후성유전학적 편집 플랫폼의 개발과 표적 치료제 파이프라인 발전에 사용된다.
크로마 최고경영자(CEO)인 캐서린 스테만-브린(Catherine Stehman-Breen) 박사는 "후성유전학적 편집은 유전적으로 발생되는 질병의 치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유전체 의학의 차세대 프론티어다"면서 "자연적으로 타고난 메커니즘을 활용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DNA 서열을 근본적으로 변경하거나 절단하지 않고도 유전자 발현을 지속적이고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만-브린 박사는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 최고의료책임자(CMO), 옵시디안 테라퓨틱스(Obsidian Therapeutics) 최고R&D책임자 및 리제네론(Regeneron)과 암젠(Amgen)의 글로벌 개발 부사장을 역임했다.
크로마의 모듈식 후성유전학 편집기(modular epigenetic editors)는 유전자를 지속적인 켜기나 끄기 또는 한번에 여러 유전자 발현을 변경하도록 정밀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이 접근 방식은 유전자 편집의 단계적 변화를 나타내며, 단일 플랫폼에서 원활하게 유전자를 침묵시키거나 활성화 및 다중화할 수 있도록 한다.
크로마 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CSO)인 빅 마이어(Vic Myer) 박사는 "후생유전학적 편집은 다른 유전체 의학 접근법에 비해 근본적인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세포의 기존 메커니즘을 모방함으로써 예측할 수 없는 DNA 복구 경로를 활성화하지 않고 표적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후생유전학적 편집은 다른 치료법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유전체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어 박사는 키이스 정, 데이비드 류 교수가 설립한 에디타스 메디신(Editas Medicine)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했다.
크로마는 출범과 함께 소피노바 파트너스가 시드하고 안젤로 롬바르도, 루이지 날디니 교수 등이 설립한 이탈리아 밀라노 기반 엡실렌 바이오(Epsilen Bio)를 인수해 힘을 합쳤다. 또한 유전자 치료를 위한 산 라파엘레 텔레톤 연구소, 메사추세츠종합병원과 UCSF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할 예정이다.
코머런트 자산운용 비후아 첸(Bihua Chen) CEO 겸 포트폴리오 관리자는 "크로마는 후성유전학 편집 도구의 차세대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은 단일 유전자 질환뿐 아니라 오랫동안 유전자 편집이 불가능했던 여러 유전자를 포함하는 복잡한 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