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홍승권 원장이 취임 150일을 맞아 인공지능 전환(AX) 기반 심사행정과 성과·가치 중심의 심사체계 개편 추진 상황을 공개했다.
심평원은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진료비 심사에 활용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12월에는 CT·MRI 중복촬영을 줄이기 위한 요양급여내역 실시간 확인시스템을 도입한다.
홍 원장은 14일 '취임 150일' 기념 메시지를 통해 “취임 100일에는 방향을 말했다면 150일에는 그 방향이 현장에서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무엇을 더 바꿔야 하는지 말하겠다”며 “앞으로 실적이 아닌 성과와 변화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 심사 활용…최종 판단은 사람이
심평원은 지난 9월 1일부터 AI 의료영상 판독 결과를 진료비 심사에 시범 적용했다. 우선 무릎관절 분야에서 시작해 척추와 요로결석 분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AI를 통해 심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되 전문적인 의학적 최종 판단은 사람이 수행한다. 심사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면서도 의료적 판단의 정확성과 책임은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오는 12월 24일부터는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도 도입한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기존 CT·MRI 촬영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도록 해 불필요한 중복촬영을 방지하는 제도다.
홍 원장은 이를 적정 의료이용을 위한 실시간 관리제도의 첫 시험대로 규정했다. 심평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단순히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의료이용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좋은 심사는 많이 깎는 심사 아닌 예측 가능한 심사”
홍 원장은 심사체계도 사후 삭감 중심에서 성과와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심사는 삭감을 많이 하는 심사가 아니라 예측할 수 있는 심사”라며 “동일한 진료와 청구라면 본원이나 지역본부 모두 같은 결론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지는지 의료기관이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심사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청구가 양호한 의료기관의 심사 부담은 줄이고 전문 심사인력은 정밀한 검토가 필요한 기관과 진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의료기관에는 진료 데이터와 이상 신호, 청구경향 정보와 모니터링 결과 등을 제공해 스스로 진료행태를 개선하도록 지원한다.
다만 명백한 부당청구에는 엄정하게 대응한다. 홍 원장은 “지적해야만 바뀌는 것은 관리의 성과일 뿐 자율의 완성이 아니다”라며 “의료기관이 자신의 진료 모습을 정확히 볼 수 있도록 거울을 먼저 내밀겠다”고 밝혔다.
응급·분만·소아 ‘하면 손해 보는 진료’ 되지 않도록
지역·필수·공공의료 보상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심평원은 의료현장의 변화를 보다 빠르게 반영하는 수가조정 체계를 운영하고, 공공정책수가를 확대해 의료기관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응급·분만·소아진료처럼 국민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급을 유지하기 어려운 의료가 ‘하면 손해 보는 진료’가 되지 않도록 보상체계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장은 “몇 개 기관을 관리했는지가 아니라 진료가 어떻게 달라졌고 환자가 얼마나 안전해졌으며 보험료를 어떻게 지켰는지 국민의 언어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메시지에는 AI 심사 도입으로 심사기간이나 업무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의료기관의 진료행태가 어떻게 개선됐는지 등 구체적인 성과 수치는 담기지 않았다. CT·MRI 중복촬영 방지 시스템 역시 12월 도입을 앞둔 계획 단계다.
홍 원장은 연말까지 진료가 개선된 의료기관 수와 불필요한 의료이용 감소량 등 국민 건강과 보험재정에 나타난 변화를 숫자와 사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150일 메시지가 제시한 ‘실적에서 성과로’의 전환이 실제 의료현장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연말 성적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