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전자 치료제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섰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식품의약국(FDA)의 중복 규제를 막고, 향후 FDA가 다른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치료제를 다룰 예정이다.
NIH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 원장과 FDA 스콧 고틀립(Scott Gottlieb) 국장은 유전자 치료제 감독에 대한 NIH의 역할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15일(현지시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했다. NIH 감독 패널인 재조합 DNA 자문위원회(RAC)가 모든 유전자 치료제 신청을 리뷰하는 대신 광범위한 자문 역할만 수행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지난 몇 년간 크게 발전하면서 몇몇 제품은 규제기관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기도 했다. FDA는 지난해 처음으로 CAR-T세포 치료제 2건을 승인한데 이어,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질병을 표적으로하는 유전자 치료제로 럭스터나(Luxturna)를 승인하기도 했다.
이번에 NEJM에 발표된 논평에서 콜린스 원장과 고틀립 국장은 "이 분야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고, FDA가 현재 700개 이상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연구용 신약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전자 치료가 많은 질병 치료의 주류가 될 날을 상상하는 것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NIH와 FDA 시니어 리더 입장에서 봤을때 유전자 치료제의 위험성이 완전히 독특하고 예측할 수 없다 또는 이 영역에서 안전성을 보장할 특별한 감독이 요구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더이상 없다"고 덧붙였다.
RAC는 1974년 설립된 뒤 핵산 조작을 포함한 신흥 기술을 사용한 연구에 대한 NIH 감독관 자문에서 인간 유전자 치료제 프로토콜 검토까지 그 역할이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 의학연구소(IOM)의 권고에 따라 유전자 치료제 실험 감독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2016년 NIH는 RAC 검토를 예외적인 문제 또는 우려가 있는 인간 유전자 치료 프로토콜로 제한하도록 했고, 이후 275개 프로토콜 가운데 3개 프로토콜만 RAC 검토를 받도록 결정했다.
논평에서는 "NIH와 FDA는 유전자 치료 프로토콜을 평가하고 안전성을 검토할 때 NIH와 RAC의 역할을 추가로 제한함으로써 중복된 감독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면서 "RAC을 설립될 당시로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프로젝트의 원래 목표는 NIH 감독관에게 새로운 생명공학 관련 과학적, 안전, 윤리적 문제에 대해 자문하는 것이었다. 재조합 DNA 영역을 넘어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이 계속 나오면서 RAC 역할은 진화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NIH는 RAC을 유전자 편집, 합성 생물학, 신경기술과 같이 최근 만들어진 생명공학 분야의 자문회의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계획에 대한 세부 내용은 17일(현지시간) 공보(Federal Register)에 등록돼 공개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