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호흡기전담클리닉 제도가 종합병원들의 리그로 변질됐다. 종합병원과 병원급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합치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의원급은 9%에 그쳤다.
자칫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의원들의 참여 저조로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급 60% 육박 반면 의원급 9% 그쳐…의료기관형은 72%
4일 메디게이트뉴스가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기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월 말 기준 전국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기관은 총 337개소로 확인됐다.
2020년 연말까지 500개소를 설치하겠다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2021년 연말까지 호흡기전담클리닉 10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별로 살펴보면 종합병원급 이상이 124개소로 36.7%로 가장 많았고 병원급 호흡기전담클리닉은 87개소로 22.5%를 차지했다. 이둘을 합치면 60%대에 육박한다.
반면 보건소와 보건의료원은 93개소로 27.5%였고 의원급은 9%(33개소)에 그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위치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이 50%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도가 92개소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35개소, 경남 28개소, 부산 24개소, 경북 23개소 순이었다.
이외 전남 20개소, 인천과 전북이 각각 19개소, 충남 17개소, 충북 15개소, 광주 12개소, 대전 10개소, 울산 6개소, 강원 5개소, 세종과 제주가 각각 2개소와 1개소씩 설치를 마친 상태다.
지정유형별로는 의료기관형이 244개소로 72%를 차지했고 개방형이 93개소(38%)였다. 의료기관형은 시설·인력 등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이 직접적으로 지정되는 형태다. 반면 개방형은 지자체가 보건소, 공공시설, 별도 공간 등 클리닉 장소를 제공하고 지역 의사가 진료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코로나19 검체채취를 실시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은 275개소(81%), 실시하지 않는 곳은 62개소(18%)로 대부분이 검체채취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급 위주 초기 목표는 어디로…종합병원 위주 사업으로 변질
문제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이 원래 일차의료기관과 보건소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이다. 동네 개원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흡기질환 환자들의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이들의 감염관리도 강화하겠다는 게 본래 취지였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1개소 당 1억원의 장비 등 설치비가 지원됐지만 지난해 10월말까지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지원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1개소에 불과했다.
10월말 기준 설치가 왼료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42개소에 그쳤다. 이에 복지부는 연말까지 목표한 500개소를 맞추기 위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도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을 할 수 있도록 11월 초부터 지원 자격을 확대했다. 그러자 3개월만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가 100개소를 훌쩍 넘게 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차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맞다. 그러나 사업 초반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부담을 갖고 참여를 꺼려 사업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11월부터 종합병원급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의원급에 비해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급 이상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도 이 같은 복지부의 계획변경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위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복지부의 계획변경은 당초 종합병원 이상은 지원대상으로 하지 않는 의료공급체계 개선계획에 따른 사업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문위원은 "종합병원의 사업 참여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등 오히려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목표 개수 소 충족을 위한 무리한 추진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현재 상황이라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를 확대해 연말까지 1000개소 설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 지정을 위한 시설과 설비 기준이 까다롭고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으로 인해 오히려 환자들이 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의사 A씨는 "클리닉 지정 기준을 보면 출입구와 공조가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돼 있어 지원 자체가 어렵고 시설비 지원도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클리닉으로 지정되면 오히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 “겨울철 트윈데믹 대비책…최소 개소 수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반면 복지부는 겨울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재유행 등 이른바 트윈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최소한의 개소 수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플루엔자가 12월부터 확산되고 코로나19도 겨울철 재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국적으로 최소한의 개소 확보가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사업 초기에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선뜻 의료기관들이 나서주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흡기 감염 환자의 폭증을 대비해 개소 수부터 우선적으로 확보하자는 취지로 어느정도 인프라가 조성돼 있는 종합병원까지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며 "지난해는 최소한의 인프라를 갖췄으니 올해부터는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향후 복지부는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지역의사회 등과 연계해 일차의료기관의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은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장기적으로 일차의료기관들이 감염관리에 있어서 안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선도적 정책"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계와도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연말까지 1000개소가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과 관련해서도 그는 “인구수와 대비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설치되고 있고 시군구 단위로 최소 1개소 이상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지역별로 크게 소외된 곳이 없다고 판단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칫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의원들의 참여 저조로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급 60% 육박 반면 의원급 9% 그쳐…의료기관형은 72%
4일 메디게이트뉴스가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기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월 말 기준 전국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운영기관은 총 337개소로 확인됐다.
2020년 연말까지 500개소를 설치하겠다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2021년 연말까지 호흡기전담클리닉 1000개소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종별로 살펴보면 종합병원급 이상이 124개소로 36.7%로 가장 많았고 병원급 호흡기전담클리닉은 87개소로 22.5%를 차지했다. 이둘을 합치면 60%대에 육박한다.
반면 보건소와 보건의료원은 93개소로 27.5%였고 의원급은 9%(33개소)에 그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위치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이 50%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도가 92개소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35개소, 경남 28개소, 부산 24개소, 경북 23개소 순이었다.
이외 전남 20개소, 인천과 전북이 각각 19개소, 충남 17개소, 충북 15개소, 광주 12개소, 대전 10개소, 울산 6개소, 강원 5개소, 세종과 제주가 각각 2개소와 1개소씩 설치를 마친 상태다.
지정유형별로는 의료기관형이 244개소로 72%를 차지했고 개방형이 93개소(38%)였다. 의료기관형은 시설·인력 등 요건을 갖춘 의료기관이 직접적으로 지정되는 형태다. 반면 개방형은 지자체가 보건소, 공공시설, 별도 공간 등 클리닉 장소를 제공하고 지역 의사가 진료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코로나19 검체채취를 실시하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은 275개소(81%), 실시하지 않는 곳은 62개소(18%)로 대부분이 검체채취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급 위주 초기 목표는 어디로…종합병원 위주 사업으로 변질
문제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이 원래 일차의료기관과 보건소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이다. 동네 개원가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흡기질환 환자들의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서 이들의 감염관리도 강화하겠다는 게 본래 취지였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1개소 당 1억원의 장비 등 설치비가 지원됐지만 지난해 10월말까지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지원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1개소에 불과했다.
10월말 기준 설치가 왼료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42개소에 그쳤다. 이에 복지부는 연말까지 목표한 500개소를 맞추기 위해 종합병원급 의료기관도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을 할 수 있도록 11월 초부터 지원 자격을 확대했다. 그러자 3개월만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가 100개소를 훌쩍 넘게 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차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맞다. 그러나 사업 초반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부담을 갖고 참여를 꺼려 사업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11월부터 종합병원급도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의원급에 비해 대학병원 등 종합병원급 이상의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의료전달체계 왜곡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도 이 같은 복지부의 계획변경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위 홍형선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복지부의 계획변경은 당초 종합병원 이상은 지원대상으로 하지 않는 의료공급체계 개선계획에 따른 사업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홍 전문위원은 "종합병원의 사업 참여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등 오히려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목표 개수 소 충족을 위한 무리한 추진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현재 상황이라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를 확대해 연말까지 1000개소 설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 지정을 위한 시설과 설비 기준이 까다롭고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으로 인해 오히려 환자들이 줄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원 중인 의사 A씨는 "클리닉 지정 기준을 보면 출입구와 공조가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돼 있어 지원 자체가 어렵고 시설비 지원도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클리닉으로 지정되면 오히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 참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복지부 “겨울철 트윈데믹 대비책…최소 개소 수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반면 복지부는 겨울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재유행 등 이른바 트윈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최소한의 개소 수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플루엔자가 12월부터 확산되고 코로나19도 겨울철 재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국적으로 최소한의 개소 확보가 필요했던 상황"이라며 "사업 초기에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선뜻 의료기관들이 나서주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흡기 감염 환자의 폭증을 대비해 개소 수부터 우선적으로 확보하자는 취지로 어느정도 인프라가 조성돼 있는 종합병원까지 지원을 확대하게 됐다"며 "지난해는 최소한의 인프라를 갖췄으니 올해부터는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향후 복지부는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지역의사회 등과 연계해 일차의료기관의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사업은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장기적으로 일차의료기관들이 감염관리에 있어서 안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선도적 정책"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계와도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연말까지 1000개소가 설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균형과 관련해서도 그는 “인구수와 대비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설치되고 있고 시군구 단위로 최소 1개소 이상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지역별로 크게 소외된 곳이 없다고 판단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