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증원하기로 한 의대 정원 2000명에 대한 각 대학별 배정 결과를 공개했다.
애초 지역의대 집중 배정 약속에 따라 서울권 대학은 증원분이 한 명도 배정되지 않았으나, 지역의대 중 서울권에 대학병원을 가진 의과대학의 정원이 대폭 증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오후 2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본관 합동브리핑실에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및 의대정원 기자회견'을 열고 2025학년도부터 늘리기로 한 의대 정원 2000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현황을 공개했다.
한덕수 총리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 타협 국민 피해로 돌아가…타협 없다"
이날 한 총리는 "정부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에 충분히 투자하고 기존 제도의 잘못된 점을 과감히 바로 잡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인구 변화와 사회 변화, 의학의 발달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의사 인력 자체를 충원하는 작업 없이는 국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부는 증원 규모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전국 의대의 교육 여건과 희망 인원을 여러 차례 협의하고 직접 조사도 했다. 교육 여건과 지역 의료 현실을 감안해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했다"며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 여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현행 법령상 기준뿐 아니라 의학교육평가인증원의 인증 기준을 준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재차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일각에서는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더 적은 규모로 타협하자는 의견마저 내고 있다.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증원 규모에 대한 타협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 총리는 "늘어나는 2000명의 정원을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하겠다. 또한 신입생은 지역인재 전형을 적극 활용하여 선발하겠다.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인 전남의 경우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루어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하여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교실을 비운 의대생을 향해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학교로 돌아와 주시기 바란다.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 있다. 정부는 여러분의 의견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의대 교수들에게도 "제자들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고 한 서약을 지킬 수 있도록 환자 곁으로 다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권 대학 증원 '0명'…지방 미니의대, 국립대의대 100명 이상 배정
이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 배정 시 3대 핵심 배정 기준을 따랐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첫째는 이번 의료개혁의 핵심 목표인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배정 정원의 80% 이상을 비수도권에 우선적으로 배정하되, 서울과 경인 지역 간 과도한 편차 극복을 위해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하기로 했다"며 "서울은 지역적으로 최상의 의료 여건을 갖춘 대형 상급종합병원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둘째, 의대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정원 50명 미만인 소규모 의대가 적정한 규모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총 정원을 100명 이상으로 배정하기로 했다. 셋째, 지역 거점 국립대학의 병원이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정원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총 정원이 200명까지 되도록 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전체 2000명 의대 정원의 18%에 해당하는 361명을 경기와 인천에 신규배정했으며, 서울은 최상의 의료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규 배정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성균관대는 80명 늘어난 120명, 아주대는 80명 늘어난 120명, 차의과대는 40명 늘어난 80명, 인하대는 71명 늘어난 120명, 가천대는 90명 늘어난 130명이다.
비수도권은 2000명 정원의 82%에 해당하는 1639명을 신규 배정했다.
구체적으로 강원도는 강원대는 83명 늘어난 132명, 연세대 강원캠퍼스는 7명 늘어난 100명, 한림대는 24명 늘어난 100명, 가톨릭관동대는 51명 늘어난 100명이었다.
경북과 대구의 경우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71명 늘어난 120명, 경북대는 90명 늘어난 200명, 계명대는 44명 늘어난 120명 영남대는 44명 늘어난 120명, 대구가톨릭대는 40명 늘어난 80명이다.
경남과 부산, 울산의 경우 경상국립대는 124명 늘어난 200명, 부산대는 75명 늘어난 200명, 인제대는 7명 늘어난 100명, 고신대는 24명 늘어난 100명, 동아대는 51명 늘어난 100명, 울산대는 80명 늘어난 120명이다.
전북, 광주, 제주는 전북대는 58명 늘어난 200명, 원광대는 57명 늘어난 150명, 전남대는 75명 늘어난 200명, 조선대는 25명 늘어난 150명, 제주대는 60명 늘어난 100명이었다.
충남과 충북, 대전의 경우 순천향대가 57명 늘어난 150명, 단국대 천안캠퍼스가 80명 늘어난 120명, 충북대가 151명 늘어난 200명, 건국대 충주캠퍼스가 60명 늘어난 100명, 충남대는 90명 늘어난 200명, 건양대는 51명 늘어난 100명, 을지대가 60명 늘어난 100명이다.
이 장관은 "이번 2000명 증원을 통해 개별 의대의 한 학년당 의대생 수는 현재 평균 77명에서 127명으로 확대된다"며 "6년 후인 2031년부터 정원에 따른 의료 인력이 배출되고, 3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의료계에 진출함에 따라 의사의 진료 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격차가 완화되어 어느 지역에서 살든 국민 누구나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누리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